주방가구 시장이 신규 아파트 공급 감소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인테리어 업체들이 프리미엄 리모델링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단순히 디자인을 강조하던 것에서 나아가 실제 사용성과 맞춤 설계를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는 전략이다.
한샘(009240)은 3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이연복 셰프의 키친 스튜디오를 공개하고 자사의 프리미엄 키친 설계 사례를 소개했다. 이번 공간은 유튜브 촬영과 쿠킹클래스, 실제 조리가 가능한 스튜디오로, 한샘이 설계와 시공을 맡았다.
이번 협업은 유명 셰프를 마케팅 모델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루 대부분을 주방에서 보내는 전문가의 사용 환경을 반영한 맞춤 설계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한샘은 설명했다. 최근 홈 인테리어 업계에서도 전문 셰프와 협업해 프리미엄 주방의 완성도를 강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셰프는 기존 스튜디오의 가장 큰 불편으로 좁은 공간과 촬영 환경을 꼽았다. 그는 "촬영과 쿠킹클래스, 실제 요리를 모두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요리를 오래 하다 보니 조리대 높이와 동선, 왼손을 많이 쓰는 습관 같은 작은 부분도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해 한샘은 조리대 높이를 셰프의 신장에 맞춰 조정하고, 왼손잡이라는 점을 고려해 수납장 개폐 방향과 동선을 설계했다. 기존에 생각했던 'ㄷ자형' 구조 대신 긴 일자형 아일랜드를 제안한 것도 촬영과 클래스 운영을 함께 고려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날 공개 행사에서는 스튜디오 투어에 이어 이 셰프가 볶음밥을 만드는 쿠킹쇼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조리 공간을 둘러본 뒤 실제 주방에서 요리 과정을 지켜보며 동선과 수납, 설계 디테일을 확인했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부분은 수납이었다. 아일랜드 하부를 모두 수납공간으로 구성해 웍과 프라이팬 등 부피가 큰 조리도구를 정리할 수 있도록 했고, 후드일체형 인덕션을 적용해 촬영 시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했다.
이 셰프는 요리 도중 "셰프들은 같은 동작을 하루에도 수없이 반복하기 때문에 몇 걸음을 덜 움직이고 필요한 도구를 바로 꺼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작은 차이가 쌓이면 실제 요리에서는 굉장히 큰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상판 위에 간장을 떨어뜨린 뒤 수분과 오염에 대한 관리 편의성을 시연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 셰프는 "주방은 음식을 하다 보면 쉽게 더러워질 수밖에 없는 공간"이라며 "관리하기 편한 것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한편 주방가구 업계는 최근 리모델링과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신규 주택 시장이 위축되면서 디자인 경쟁보다 실제 사용성과 맞춤 설계, 품질을 강조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샘 관계자는 "전문가의 실제 사용 환경을 반영한 설계를 통해 고객들도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는 주방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