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야쓰시로에 있는 야쓰시로 신사의 지붕이 28일 발생한 강진으로 무너져 있다. /교도통신·연합뉴스

"구마모토시에서 차로 북쪽으로 100㎞ 이상 떨어진 기타큐슈시에 부모님 모시고 여행 갈 예정이었는데 취소할지 고민됩니다." "구마모토 여름축제 때문에 막판까지 고민하다가 비싸서 비행기 표를 취소했는데,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지난 28일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일본 여행을 앞두거나 계획했던 소비자들이 술렁이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블로그 등에선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해 둔 여행객들 사이에서 "일정을 미뤄야 하나" "규슈만 피하면 되나"는 고민이 이어졌다. 다만 여행업계는 실제 취소 접수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며칠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은 28일 오후 4시 27분쯤 구마모토현 우키시 인근에서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약 10㎞, 규모는 7.1이다.

2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진 관련 고객 문의는 소폭 늘었지만 취소로 번지지는 않은 상태다. 여행 플랫폼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이날 오전까지 지진과 관련한 고객 문의가 일부 접수됐지만 대부분 예정된 항공편 운항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내용이었다"며 "특이 동향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는 평소보다 소폭 늘어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항공사에서 변경·환불 수수료 면제 등 별도 지침이 안내된 바 없고, 대규모 결항 등 운영상 특이사항도 없다"고 덧붙였다.

하나투어 측은 "여행객 중 피해를 입었거나 일정에 영향을 받은 사례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현지 상황도 빠르게 수습되는 분위기다. 전날 일시 폐쇄됐던 구마모토공항은 현재 정상 운영 중이며 항공편도 정상 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구마모토가 한국인 여행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작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후쿠오카로 들어가면 유후인 등을 거치지 않고 소도시인 구마모토까지 가는 경우는 흔치 않고, 구마모토만으로 일정을 짜는 팀은 규슈 여행객 중에서도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규슈 상품 중 구마모토 일정이 포함된 경우는 드물고 당분간 해당 일정이 포함된 상품도 없다"며 "그런 경우에도 현지 상황에 맞춰 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 여행 수요가 홋카이도·도쿄·오사카에 집중되는 추세이고, 규슈 상품도 대부분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다만 일본 여행 수요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심리 위축 여부는 변수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567만51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8.6% 늘어 국가·지역별 1위를 기록했다. 전체 방일 외국인에서 한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2.2%에서 26.9%로 4.7%포인트 상승해 방일객 4명 중 1명 이상이 한국인이었다. 원·엔 환율 900원 선이 무너지는 등 엔화 약세가 이어진 데다, 상반기 한일 노선 운항편이 8만4448편으로 18.1% 늘며 좌석 공급까지 확대된 것이 일본 쏠림의 배경으로 꼽힌다.

일본 기상청은 향후 1주일간, 특히 2~3일 사이 최대 진도 7 수준의 추가 지진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번 지진의 진원 깊이가 10㎞로 2016년(12㎞)보다 얕아 지진 활동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뉴스를 접했다고 바로 일정을 취소하는 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실제 취소 여부 등이 접수되는 데까지는 며칠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