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계열 가구 제조 기업 지누스가 미국 조지아 생산 시설을 매각하고 인도네시아 생산 중심 체제로 재편한다.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추진했지만 높은 인건비와 고정비 부담을 이기지 못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실패한 탓이다. 다만 생산 거점이 인도네시아에 집중되면서 향후 미국 관세 정책 변화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 커넥트현대 내 지누스 매장 전경. /지누스 제공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누스는 지난 22일 미국 자회사(ZINUS USA INC.)가 보유한 조지아 공장 토지·건물 등 유형자산 처분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처분 금액은 약 1353억원 규모다. 회사 측은 처분 목적에 대해 "적자 생산 시설 매각에 따른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지누스는 1979년 전신인 진웅기업으로 설립된 캠핑용품 전문 업체였다. 이후 2000년 상호를 지누스로 변경하고 2000년대 중반부터 침대 매트리스 및 가구 제조·판매를 주력으로 바꾸면서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한때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1위 기업이었다. 현대백화점이 2022년 3월 8790억원을 투입해 지누스를 인수했으며, 현재 지분 38%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지누스는 지난해 11월 이미 해당 공장 생산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에도 미국 현지 생산보다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가 손익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조지아 공장은 2020년 설립된 생산기지다. 미국 내 인건비와 물류·부대비용 부담이 지속되며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누스 관계자는 "공장 매각은 수익성 개선과 운영 효율화 차원"이라며 "미국에서 직접 생산하는 것보다 인도네시아 생산기지를 활용하는 것이 현재 손익 구조상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재 지누스의 매트리스 생산은 사실상 인도네시아 공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인도네시아 공장의 매트리스 생산실적은 474만개로 전체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미국 공장 생산량은 6만개 수준에 그쳤다. 지누스는 지난해 초 중국 장포 공장도 매각하며 생산거점 효율화 작업을 이어왔다.

다만 미국 공장 철수 이후 인도네시아 생산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관세 리스크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추진했고, 당초 32% 수준이 거론됐다가 이후 19% 수준으로 조정됐다. 하지만 미국 내 생산에 비해서는 비용 부담이 크다. 지누스는 미국 관세 부담을 반영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지만 이후 미국 주요 고객사 주문 감소와 수요 둔화가 이어지며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누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396억원으로 전년 동기(2499억원) 대비 44.2%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1분기 275억원 흑자에서 올해 1분기 301억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228억원을 기록했다.

중장기 실적 흐름도 부진하다. 지누스 매출은 2022년 1조1596억원에서 2023년 9523억원으로 감소했고 2024년 9204억원, 지난해 9132억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올해는 1분기부터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연간 실적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연간 기준 수익성도 악화했다. 영업이익은 2023년 183억원에서 2024년에는 54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고, 지난해 영업이익 255억원으로 일정 부분 회복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2022년 약 8790억원을 투입해 지누스를 인수하며 글로벌·온라인 리빙 사업 확대에 나섰지만 이후 물류비 상승과 미국 수요 둔화, 관세 부담 등이 겹치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다는 평가가 대세다.

지누스는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구조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93.5%에 달했고, 이 가운데 미국이 81.2%를 차지했다. 미국 소비 둔화와 관세 정책 변화 등이 실적에 직접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미국 현지 생산 철수가 단기적으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생산거점이 인도네시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향후 미국 관세 정책 변화에 더 민감한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중심 생산 체제로 바뀌면 관세 변수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현재 생산 효율화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와 함께 미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시장 다변화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