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현 '마름쇠 시리즈'. /이주연 작가 제공

금속공예가이자 디자이너인 이주현 작가가 이달 20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6(Milan Design Week 2026)'에서 유럽 첫 개인전을 한다.

이번 전시는 이탈리아 밀라노 중심부에 있는 역사적 건축물 '리타 궁' 내에서도 과거 응접실로 사용되었던 공간인 '부두아'에서 열린다. 국제 디자인 플랫폼 모스카파트너즈(MoscaPartners)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초청된 이번 전시에서, 이 작가는 중력과 긴장감을 미학적으로 풀어낸 한 '밸런스 오브젝트(Balance Object)' 시리즈를 선보인다.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밸런스(균형)'다. 12년간의 오랜 유학 생활을 거치며 경계인으로서의 불안감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는, 좁은 접지면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오브제를 통해 시각적 긴장감을 유발하는 동시에 사용자가 이를 배치하고 사용하는 행위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찾게 한다.

전시작들은 '제품'과 '작품'의 경계를 허무는 '사용 가능한 예술작품'을 지향한다. 관람객은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사용하거나 배치하는 행위를 통해 감각적인 경험을 완성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금속, 나무, 원석 등 다양한 소재로 빚어낸 작가의 대표작인 'Caltrop(마름쇠) 시리즈'와 'Yeom(염) 시리즈'도 선보인다.

이주현 '염 시리즈'. /이주연 작가 제공

마름쇠 시리즈는 가장 오래된 전쟁 무기 중 하나인 '마름쇠'에서 모티프를 얻어 제작된 구둣주걱이다. 좁은 접지면을 가진 길고 얇은 구조 속에서도 스스로 자립하는 형태를 통해 '균형'이라는 개념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40여 시간 동안 20단계의 수작업을 거쳐 탄생한 고도의 숙련미가 돋보인다.

염 시리즈는 '작은 바위로 된 섬'을 뜻하는 순우리말 '염'에서 이름을 따왔다. 자연석을 금속으로 캐스팅한 바위 오브제 위에 그 바위의 단면 형태의 상판을 결합한 작업으로, 바위에서 떠오른 섬의 이미지를 담았다. 자연물의 질감과 인공적인 구조 사이의 긴장을 통해 균형의 상태를 탐구한다.

이 작가는 "역사적 숨결이 닿아 있는 공간에서 중력을 딛고 서 있는 작품의 긴장감을 공유하고 싶다"며 "지난 4년간 아슬아슬하면서도 최선을 다해서 있었던 삶의 균형을 작업을 통해 폭넓게 소통하고자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