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업계가 가격 인상을 단행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원화 약세)에 따른 것이다. 침대 렌털이 확대된 영향도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몬스는 원부자재·인건비·물류비 상승을 이유로 침대 매트리스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시몬스가 침대 매트리스 가격을 인상할 경우 2024년 1월 이후 2년여 만에 인상이다. 시몬스 관계자는 "가격 인상과 관련해 내부 검토 중"이라며 "인상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고, 인상 시기, 인상 폭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계 씰리침대가 2년 만에 제품 가격을 평균 7.7% 인상했다. 지난해 8월 퍼시스그룹의 생활 가구 전문 브랜드 일룸도 침대 등 일부 제품 가격을 1년여 만에 평균 6% 올렸다. 이밖에 현대리바트(079430), 이케아코리아, 지누스, 금성침대는 가격을 인상했고, 템퍼·에넥스·에몬스 등은 가격 인상 여부를 내부 논의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스침대(003800)만 전 제품 가격 동결을 선언했다. 에이스침대는 2022년 12월 가격 인상 이후 추가 인상을 하지 않았다. 올해까지 동결을 유지할 경우 4년 연속 가격을 유지하게 된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무분별한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시장 내 가격 가이드라인을 지켜내는 것이 업계 선도 기업이 수행해야 할 사회적 책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주요 침대 업체의 매출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 시몬스는 2024년 매출 3295억원을 기록해 전년 3138억원 대비 5% 늘었다. 다만 2022년 2858억원에서 2023년 9.8%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주춤한 상황이다. 시몬스는 2024년 영업이익 527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118억원, 2023년 319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했다. 에이스침대는 2024년 매출 326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3064억원) 대비 6.3% 늘었다. 다만 2022년 기록한 3462억원보다는 적었다. 에이스침대는 영업이익이 2022년 653억원에서 2023년 570억원으로 감소했고, 2024년 662억원으로 증가했다. 에몬스는 2022년 1449억원에서 2023년 1432억원, 2024년 174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침대 업계는 가격 인상 이유에 대해 주택 거래량·인구 이동 감소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철강·폼·목재 등 핵심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해 고환율 부담이 큰 구조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내수 비중이 높아 환율 상승이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인건비·물류비까지 동반 상승한 영향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격 인상은 2~3년간 누적된 원가 상승 압박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라며 "스프링용 철강, 목재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 고환율로 인한 수입 자재 부담 확대, 물류비·인건비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기업들이 더 이상 비용을 자체 흡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코웨이 등 침대 렌털 업체들이 매트리스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워 경쟁이 치열해진 측면도 있다. 코웨이는 지난해 침대 관련 매출 365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렌털 업계 최초로 코웨이가 매트리스 렌털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SK매직, 교원웰스, 청호나이스 등 시장에 진출한 렌털 업체가 점점 확대됐다.
침대업계 관계자는 "렌털 서비스는 가격 경쟁력에서 기존 침대 제품보다 강점이 있다"며 "프리미엄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큰 영향이 없지만, 중저가 매트리스를 취급하는 기업들은 렌털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실적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