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에 자주 오르는 식품 가격이 치솟으면서 유통업계는 수급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기후 변화로 전반적인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국내산을 대체하던 수입산 가격마저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급등한 탓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139480)는 지난 5~7일 방어회(360g)를 2만4900원(신세계포인트 및 행사카드 결제 시 50% 할인 적용)에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겨울철 판매가(360g, 2만9960원)보다 17% 저렴한 수준이다.
최근 방어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선제 투자, 산지 다변화를 통해 인상 폭을 최대한 억제했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한 해 전부터 방어 치어(새끼)를 확보한 것은 물론 거제·통영 등 여러 양식장에서 물량을 나눠 확보했다. 트레이더스 등과 통합 매입에 나선 것도 가격 방어 효과로 이어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에브리데이까지 세 개의 채널을 합쳐 매입을 진행하면 절대적인 물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가격이 낮아진다"며 "방어뿐 아니라 소고기 등 가격 변동성이 큰 신선식품에 자주 활용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높은 수온, 적조 등 이상 기후 여파로 방어 생육이 늦어지면서 시세는 지난해보다 약 30% 상승했다. 수협 노량진수산시장의 '주간수산물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방어는 경매시장에서 ㎏당 평균 2만3406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8767원)과 비교하면 약 25% 올랐다.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고등어는 수급 불안으로 가격이 뛰면서 아예 다른 어종으로 대체됐다. GS샵은 고등어를 볼락으로 대체한 상품을 출시했고, 롯데마트는 고등어 비축 물량을 확대해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고등어처럼 구이·조림 등 활용도가 높은 삼치를 대체 품목으로 내세웠다.
어획량이 줄어 비싸진 국산 고등어를 대신하던 노르웨이산 고등어 역시 수온 상승과 현지 어획량 제한, 고환율이 겹쳐 가격이 급등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냉장 고등어 소비자가격은 ㎏당 1만2077원으로 전년 대비 3.1%, 최근 5년 평균 대비 11.3% 상승했다.
햄버거·샌드위치 등 프랜차이즈 업계는 핵심 재료인 양상추 수급 차질로 대체 채소를 제공하거나, 아예 공급을 중단했다. 롯데리아는 햄버거에 양상추와 양배추를 혼용하고 있고, 써브웨이는 양상추가 필수로 들어가는 샐러드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지난달보다는 안정세를 찾았지만, 지난해나 평년과 비교하면 양상추 가격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매 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2월 초순 기준 전국 도매시장의 양상추(고품) 가격은 ㎏당 4735원으로 전년 대비 25%, 평년 대비 103% 높은 수준이다.
식품 물가는 5년 새 30% 가까이 상승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식품 물가지수는 127.1(2020년=100)로 5년 전보다 27.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17.2%), 생활물가지수(20.4%) 상승폭을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