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스퀘어 크리스마스 영상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신세계백화점 제공

유통업계가 연말 특수 막판 불씨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12월은 유통가 최대 대목인데 12.3 비상계엄 사태 탓에 소비 심리가 위축됐던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유통 업계는 소비 심리가 일부 되살아날 것으로 보고 대규모 마케팅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004170)·롯데·현대백화점(069960)은 오프라인 공간에 크리스마스 단장을 하고 모객에 나섰다. 올해 백화점업계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특수를 통한 반등이 절실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백화점 매출은 25조4000억원으로 편의점 매출(25조8000억원)에 못 미친다. 백화점 업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 성지가 될 수 있도록 내·외관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장식하고 고객의 발길을 잡겠다는 목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부터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를 앞세워 연말 캠페인 ‘헬로 뉴 산타’를 선보이고 있다. 오는 20일에는 카리나가 주인공인 브랜디드 필름(소비자에게 공감 및 즐거움 제공을 목적으로 브랜드가 제작한 상업적 콘텐츠)을 신세계스퀘어에서 공개한다. 연출은 뉴진스의 대표곡 ‘디토’·'ETA’ 등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영화·광고 스튜디오 돌고래유괴단의 신우석 대표가 맡았다. 브랜디드 필름을 통해 국내 고객들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들까지 사로잡겠다는 목표다.

롯데백화점은 잠실 롯데월드몰 잔디광장에서 ‘롯데 크리스마스 마켓’을 전개하고 있다. 회전목마 등 체험형 콘텐츠를 마련했는데, 일평균 1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명소로 떠올랐다. 오는 17일까지는 본점과 잠실점 등 총 15개 점포에서는 핀란드 산타가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사진을 찍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압구정 본점 등 15개 점포에서 크리스마스 테마 연출을 선보이며 집객 효과를 누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캐릭터인 아기곰 해리가 최고의 쇼를 펼치는 움직이는 대극장을 찾기 위해 열기구에 몸을 싣고 하늘 높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더현대 서울은 시간당 100명이 입장할 수 있도록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4차 예약(16~31일 입장)은 시작과 동시에 4만명이 몰려 조기 마감됐다. 현장 예약도 오전 일찍 방문해야만 가능하다고 한다.

이커머스 사는 각종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SSG닷컴은 오는 20일까지 가전, 리빙, 패션, 뷰티 상품 등을 최대 90% 할인하는 ‘쇼핑 익스프레스’ 행사를 진행한다. 크리스마스 선물 수요를 겨냥해 공식 브랜드관 상품 400여종을 최대 90% 할인 판매한다. 어린 자녀를 둔 고객을 위해 크리스마스 선물용 완구도 할인한다. 쿠팡은 오는 25일까지 ‘토이페스타’ 기획전을 통해 2000개 이상 인기 상품을 최대 80% 할인한다. 생필품 할인 폭은 최대 50%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사람들의 관심이 정치에 집중돼 소비 자극은 상대적으로 약해진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연말은 선물 구매도 많고 소비가 올라가는 시기다. 앞으로 소비자들의 외부 활동이 증가하면 매출이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마트 제공

주요 대형마트들은 일찌감치 설 선물 세트 사전 예약에 돌입했다. 이마트(139480)는 내년 1월 15일까지 행사 카드로 선물 세트를 구매하면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마트는 실속형 선물 세트와 프리미엄 선물 세트 등 800여개 품목을 내놨다. 외식 물가의 상승으로 집밥 수요가 늘어나 간편식, 조미식품 선물 세트 물량을 지난 설 대비 20%가량 늘렸다.

소상공인단체는 경제 회복을 위해 취소한 모임 등을 재개해달라고 호소했다. 한국신용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외식업 사업장 신용카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줄었다. 비상계엄 사태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신용데이터 측은 “외식업 평균 이익률이 15%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매출이 10% 줄어들었을 때 이익은 60% 넘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연합회의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상공인 경기 전망 긴급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개인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전국 일반 소상공인 총 1630명 중 88.4%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예약 취소와 소비 위축으로 송년 특수는커녕 소상공인의 처지가 극한으로 내몰렸다”며 “국면이 전환된 만큼 국민 여러분께서도 안심하고 거리를 밝게 비추는 소상공인 매장을 찾아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