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소재 큐텐의 구영배 대표이사가 이끌던 큐익스프레스가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큐익스프레스는 큐텐의 자회사로 구 대표는 전일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에서 사임했다. 구 대표의 사임 이후 큐익스프레스가 티몬·위메프 사태와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온 큐익스프레스에 티몬·위메프 사태의 불똥이 튀지 않도록 이 같은 조치들이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큐익스프레스는 27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마크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신임 본사 대표이사로 취임해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전일 큐익스프레스 싱가포르 본사 이사회는 구 대표의 사임에 따라 마크 리 CFO를 후임으로 임명한 바 있다.
큐익스프레스는 “큐텐 관계사의 비즈니스 상황으로부터 독립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동시에 글로벌 성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금융규제 전문 변호사이자 크로스보더 거래 전문가인 마크 리 CFO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마크 리 대표는 “회사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직원 및 고객들과 적극 소통하면서 다 같이 상생할 수 있는 책임경영의 길을 걷겠다”라는 취임 소감을 밝히면서 티몬·위메프 사태에 선을 그었다. 그는 “큐텐 그룹 관계사의 정산 지연 사안과 큐익스프레스 사업은 직접적 관련은 없으며 그 영향도 매우 적은 상황”이라며 “다만 현 상황을 매우 위중하게 보고 있으며 셀러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 전사 차원에서 총력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크 리 대표는 “그동안 티몬·위메프 등 큐텐 계열사 물동량 비중은 낮추고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중심의 해외 물량을 전체의 약 90%로 높였다”며 “앞으로도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장하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겠다”고 덧붙였다.
큐익스프레스 또한 “주주들이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 이들은 큐익스프레스가 견고한 재무 상태 속에서 경영 안정화를 이루고 글로벌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티몬·위메프 사태의 최종 책임자인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CEO를 사임하고 이번 사태의 꼬리를 자르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 대표는 공식적으로 사과나 자금 수혈 등의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구 대표는 큐텐의 지분 53.8%를 소유한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다. 큐텐그룹은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의 지분을 각각 100% 가지고 있다. 큐텐코리아와 함께 위메프의 지분 72.2%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