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아 속초 '3 베드룸 로프트 룸' 전경. 복층 구조의 이 객실의 공시가는 1박에 900만원이다. /김은영 기자

침대에서 눈을 뜨자마자 바다를 볼 수 있는 ‘오션 뷰(Ocean view).’

바닷가 인근 숙소를 예약할 때 바다 전망 객실은 로망이자 고민거리다. 예약이 힘든 데다, 같은 형태의 방이라도 ‘뷰 값’이 너무 비싸게 책정돼서다. 하지만 이곳에선 고민할 필요가 없다. 전 객실이 오션 뷰인 덕이다.

반얀그룹의 럭셔리 리조트 ‘카시아(Cassia) 속초’가 지난 1일 개장했다. 카시아는 올해 30주년을 맞은 싱가포르 호텔 리조트 그룹 반얀그룹의 브랜드 중 하나로, 국내에서는 이번에 첫선을 보였다.

지난 2일 찾은 카시아 속초는 서울 강남에서 차로 2시간,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서 차로 5분 거리의 속초 동해에 인접해 있었다. 674개 객실 모두 발코니를 갖추고, 바다를 조망하도록 설계됐다. 레지던스(생활숙박형) 호텔로 객실에서 취사가 가능하고, 모두 욕조가 설치됐다.

김찬중 건축가가 ‘책’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이 호텔은, 마치 세 권의 책이 세워진 듯 지상 26층짜리 건물 3개 동이 나란히 서 있는 형태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호텔 내부에도 프랑스 아트북 출판사 애술린의 서적이 휴게 공간 곳곳에 비치됐다.

동해가 한 눈에 보이는 카시아 속초 루프톱 전경. 이곳은 매 주말마다 바로 운영될 예정이다. /김은영 기자

◇ 전 객실서 동해 조망... 1박에 55만~900만원

기자가 묵은 방은 17층 ‘원 베드룸 스위트 룸’이다. 약 73㎡(22평) 규모로 침실과 거실이 벽으로 분리된 구조다.

객실의 통창을 모두 열자 침실에선 바다가, 거실에선 대포항과 설악선이 선명하게 보였다. 객실 밖을 나가지 않아도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었다. 이 객실의 숙박료는 공시가 기준 1박에 250만원이다.

이 호텔 객실은 총 674개로, 16가지 유형의 객실이 마련됐다. 가장 작은 방이 39㎡(약 12평)짜리 ‘디럭스 킹 룸’, 가장 큰 방이 214㎡(약 65평) 규모의 ‘3 베드룸 로프트 룸’이다. 1박 당 가격은 공시가 기준 최저가 55만원, 최고가 900만원이다. 최고가 방은 복층 구조의 ‘3 베드룸 로프트 룸’과 개인 풀장이 딸린 ‘프리미어 2 베드룸 풀 스위트 룸’ 등 3개다. 이 밖에 패밀리 객실, 주니어 객실, 장애인 전용 객실 등이 조성됐다.

카시아 속초 디럭스 트윈 객실. 3232㎡(약 10평) 규모로 1박에 55만원이다. /김은영 기자

카시아 호텔 관계자는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에서 예약할 때 할인이나 패키지 등을 적용하면 가격이 달라질 것”이라며 “현재 객실 점유율은 9%이고, 이달엔 평균 25%를 예상한다”라고 했다. 호텔 측은 성수기인 7~8월에는 객실 점유율이 35~4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감성·심리 키즈카페 등 다양한 부대시설 갖춰

호텔의 얼굴인 수영장은 동해 바다가 펼쳐진 실외 수영장(인피니티 풀)과 실내 수영장, 노천탕 등이 조성됐다. 온수가 채워진 인피니티 풀은 아침부터 이용객을 볼 수 있었다.

식음 시설은 뷔페 레스토랑 ‘비스타’와 베이커리 카페 ‘호라이즌’, 속초 유일 그릴 레스토랑 ‘포고’와 클래식 바 라운지 ‘보스코’ 등을 갖췄다. 아직 개장 전이지만 루프톱 바 ‘시엘로’와 로컬 푸드를 선보이는 리테일 매장 ‘마켓 937′, 가상현실(VR) 게임 등을 할 수 있는 게임 아케이드 등도 문을 열 예정이다.

카시아 속초 인피니티 풀. /김은영 기자

더불어 가족 고객을 위해 가족 고객을 위해 투숙객 전용 라운지인 ‘패밀리 라운지’와 어린이 전용 수영장 ‘키즈풀’을 운영한다. 또 국내 리조트로는 처음으로 감성·심리 키즈카페 ‘플레이 플레이 키즈 클럽’도 선보인다.

옥상에는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놀이 공간도 조성됐다. 카시아 호텔 관계자는 “현재는 방문객을 위한 시설로 마련됐지만, 향후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펫 전용 객실을 운영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했다.

5층에 위치한 ‘엘레멘츠 스파’도 자랑거리다. 동해를 조망하며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전신 마시지의 경우 1시간 이용 요금이 22만원이다.

윤덕식 카시아 속초 총지배인은 “전 세계 호텔 중 스파 프로그램을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이 반얀그룹”이라면서 “태국 푸껫 트레이닝 센터에서 두 달간 훈련을 받고 온 직원들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카시아 속초 그릴 레스토랑 '포고'. /김은영 기자

◇ 롯데리조트·신세계 영랑호 등 속초 리조트 경쟁 주목

카시아 속초는 리조트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췄지만, 속초의 유명 관광지가 인접해 있어 관광이 용이하다. 속초 해수욕장과 대관람차, 영금정, 낙산사 등 차로 10분 내 이동할 수 있고, 가장 먼 관광지인 설악산도 차로 20분이면 갈 수 있다.

리조트는 호텔처럼 등급을 매기지 않지만, 5성급 수준의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게 카시아 속초의 비전이다. 윤 지배인은 “모든 고객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며 “개인적으로는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한다. 직원이 행복하면 손님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고객 만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시아 속초의 감성·심리 키즈카페 '플레이 플레이 키즈 클럽'. /김은영 기자

카시아 속초의 개관으로 속초 지역의 리조트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호텔만 해도 반경 1km 내에 롯데리조트 속초와 라마다 호텔 속초를 두고 있다. 도심으로 가면 지난해 재단장한 신세계 영랑호 리조트, 설악산 쪽으로 가면 소노펠리체 델피노와 한화리조트 등 크고 작은 숙박 시설이 운영 중이다.

윤 지배인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해외여행이 늘면서 제주, 부산 등의 호텔 이용객이 줄었지만, 속초 지역 호텔은 5월까지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양양, 고성 등이 가까워서 성수기가 되면 이용객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