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쓰고 남자친구랑 크리스마스 트리 보러 왔어요. 오랜만에 서로 카드도 써봤네요.”
지난 1일 방문한 경기도 이천의 시몬스 테라스. 영하 3도의 날씨에도 크리스마스 마켓 등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연인과 함께 방문한 이혜지(26)씨는 “연차를 쓴 김에 서울에 없는 색다른 크리스마스 ‘핫플’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2018년 문을 연 시몬스 테라스는 올해 1월 티맵(Tmap) 기준 수도권 복합문화공간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곳으로 기록될 정도로 겨울철 방문객이 모여드는 곳이다. 첫해 방문객 10만명, 5년 만에 누적 100만명을 기록했다.
◇”길거리 호떡 상인 마켓 영입”… 서울서 품절된 머그컵 판매도
지난 1일 시몬스 테라스는 첫 ‘크리스마스 마켓’을 열었다. 이 마켓은 시몬스 침대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지역사회 상생을 위해 기획한 문화행사다.
기존에 시몬스 테라스 건물 앞 노상에서 고구마·어묵·호떡을 팔던 상인을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영입했다. 시몬스는 상인들의 제품을 대량 선구매해 시몬스 직원들에게 쿠폰으로 나눠줘 상인들의 판매 부담을 덜었다.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이천지역 상인들과 전국 각지의 유명 업체들이 참여했다. 이천지역 딸기 농가 ‘누리농장’, 이천지역 꽃집 ‘오뜨플로르’,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필기구 브랜드인 ‘파이롯트’ 등 10개 업체가 지하1층 크리스마스 마켓 존에 부스를 차렸다.
꽃 부스를 연 유영원 오뜨플로르(26) 대표는 “이천 주민이라 원래도 딸과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러 왔던 곳인데 마켓 부스 제안이 와 흔쾌히 수락했다”면서 “오너먼트나 작은 트리를 구매하시는 분들이 많이 다녀갔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에 있던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의 굿즈(기념품)도 들어와 있었다. 직장인 김모(32)씨는 품절돼 사지 못했던 머그컵을 구매했다고 했다. 김씨는 “머그컵을 보자마자 ‘이거 청담동 매장에서 못 샀던 건데!’하면서 바로 집어들었다”며 “손잡이 디자인이 독특하고 색이 예뻐서 갖고 싶었던 컵”이라고 했다.
◇”연말인데 새해 운세 봐야죠”… 타로·캐리커처·카드쓰기 등 체험부스 ‘북적’
예상 대기시간 3시간, 19팀 예약. 음식점 웨이팅처럼 대기가 긴 부스도 있었다. 캐리커처 부스였다. 바로 옆에 있는 타로 부스도 9팀(50분 대기)이 예약 중이었다.
타로를 보러 온 이모(31)씨는 “연말인데 새해 운수를 봐야하지 않겠냐”면서 “서울 성수동에서 온 타로 전문가라니까 궁금해서 40분을 기다렸다가 내년 재물운을 봤다”고 했다.
마켓 한편에 마련된 책상에서는 사람들이 고개를 푹 숙이고 크리스마스 카드를 쓰고 있었다. 작성한 카드를 우편함에 넣으면 시몬스에서 직접 받는 이의 집으로 카드를 배달해준다.
◇8m 대형 트리와 ‘인증샷’… “교체 주기 긴 가구, 기억에 오래 남고자”
야외 잔디정원에는 코끝이 빨개진 채로 크리스마스 트리와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붐볐다. 정원에는 높이 8m 대형 트리 2개를 포함해 총 6개 트리가 있었다. 올해는 ‘동화 속 캔디마을’을 주제로 빨간색과 하얀색이 섞인 캔디 캐인(지팡이 모양 사탕)이 트리 곳곳에 박혀 있었다.
오후 4시가 되자 정원에서 팝페라 공연이 열렸다. 팝페라 그룹 ‘일 프리모’가 ‘벨리스 나비다’를 외치며 크리스마스 캐롤 3곡을 팝페라 버전으로 불렀다.
잔디정원에서 만난 대학생 최모(26)씨는 친구들과 기말고사 준비 전 마지막으로 놀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켓도 트리도 예상보다 훨씬 즐겁고 예쁘다”면서 “죽기 전에 하나는 산다 시몬스!”라고 외치며 호탕하게 웃었다.
김성준 시몬스 부사장은 “가구는 교체 주기가 긴 제품이라 소비자랑 오랫동안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MZ세대(1980~2006년 사이 출생자)가 이곳에서 좋은 추억을 가지고 혼수를 장만할 때 떠올리고 첫 가구를 시몬스 침대로 쓴다면 미래에도 재구매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