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잔뜩 힘을 준 채로 미술 애호가들을 맞았다. 4년 만에 아트바젤 홍콩이 개막에 발맞춰 굵직한 작가부터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작가들까지 고른 기용을 갖춰 관람객을 맞기 시작했다.
국내 이름 있는 작가와 갤러리를 비롯해 주요 미술 애호가도 홍콩으로 속속 출국했다. 2020년 팬데믹으로 온라인으로만 이뤄지다가 오랜만에 오감으로 작품을 느낄 수 있는 장(場)이 열렸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시작한 아트바젤 홍콩은 매년 8만여명이 참석하고 1조원 규모의 작품이 거래되는 대규모 축제다.
23일부터 25일까지 일반 관람객을 맞는 아트바젤 홍콩에는 한국과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32개국의 대표화랑 177곳이 참여했다. 전체 화랑 중 3분의 2정도가 아시아 갤러리였고, 한국에서는 역대 최다 규모인 12곳이 참여했다. 국제갤러리, 갤러리바톤, 아라리오, 조현갤러리, 학고재갤러리, 리안갤러리, PKM갤러리가 대표적이다.
리안갤러리는 올해 한국 현대 미술사의 맥락을 짚는 작품을 중심으로 꾸렸다. 단색화 사조를 계승하는 1970년대 후기 단색화가 김택상, 김근태, 남춘모, 이진우의 작품이 포함됐다.
국제갤러리에선 박서보, 하종현, 양혜규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출품했고, PKM갤러리에서는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유영국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장을 꾸렸다.
아시아 최대 아트 페어라는 별칭이 있었던 홍콩다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외신들은 중국의 검열 우려 등에 대해 우려했지만 아트바젤 홍콩 측은 "어떤 간섭과 검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예년 못지 않게 촘촘하게 전시를 꾸리자 미술 애호가들도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있었던 VIP 사전행사(프리뷰)에서 이미 굵직한 작품은 주인을 찾았다. 국제갤러리에 따르면 아니시 카푸어 작품이 9억원대에, 하종현의 그림이 3억원대에 판매됐다. 박서보의 '묘법'은 2억원대, 양혜규, 문성식의 작품도 1억원대에 판매됐다.
국제갤러리는 프리뷰가 시작되고 한 시간 만에 작품 대부분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 갤러리는 이우환의 '대화'를 13억원에 프리뷰 첫날 팔았고, 학고재는 아시아권 인기가 뜨거운 '달동네 화가' 정영주의 회화 4점을 개막 전 완판시켰다.
아시아 콜렉터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이는 지난해부터 두드러진 현상이다. 3대 경매회사 중 하나인 소더비에 따르면 작년 신규 고객의 68%가 아시아 컬렉터였다. 또 소더비는 아시아 컬렉터의 구매력도 다른 곳보다 1인당 평균 40% 높다고 했다.
이번 아트바젤 홍콩에 참여한 톱화랑인 하우저앤워스는 마크 브래드포드 대작을 45억원에 팔았다. 폴 매카시, 팻 스타이어, 에드 클라크 등의 작품은 모두 아시아 고객에게 팔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