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007310)는 창업주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 별세 10주기를 맞아 지난 11일 경기 안양시 함태호홀에서 추모식을 열었다고 14일 밝혔다. 오뚜기는 함 명예회장이 강조했던 품질제일주의와 '식품보국(食品輔國)', 나눔의 정신 등 창업 철학을 되새겼다.

지난 11일 경기 안양시 함태호홀에서 열린 故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 별세 10주기 추모식에서 함영준(앞줄 왼쪽부터) ㈜오뚜기 회장, 황성만 ㈜오뚜기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헌화 후 묵념하고 있다. /오뚜기 제공

1930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함 명예회장은 6·25전쟁 당시 자원입대해 군 복무를 마친 뒤 식품 업계에 몸담았다. 이후 1969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오뚜기의 전신인 풍림상사와 작은 공장을 세우며 독립했다. 같은 해 5월 첫 제품인 '오뚜기 카레'를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식품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스프와 케첩, 마요네스, 식초 등 당시 국내 식탁에서는 아직 낯설었던 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1981년에는 국내 최초 레토르트 파우치 형태의 '3분 카레'를 출시해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데워 먹을 수 있는 즉석식품 시장을 개척했다. 카레를 비롯해 케첩과 마요네스 등이 대중적인 식품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오뚜기의 사업 영역도 종합 식품으로 확대됐다.

함 명예회장이 경영 과정에서 가장 강조한 가치 가운데 하나는 품질이었다. 그는 "우리는 우리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제품의 맛과 안전을 우선시했다. '보다 좋은 품질, 보다 높은 영양, 보다 앞선 식품으로 인류 식생활 향상에 이바지한다'는 오뚜기의 기업이념도 이 같은 창업 정신에서 출발했다.

식품의 질을 높여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식품보국'도 함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을 이루는 한 축이었다. "기업은 국가에 기여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전국 오뚜기 공장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사내 월례 조회와 주요 행사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는 기업 문화도 자리 잡았다.

사회 공헌 활동에도 일찍부터 나섰다. 1992년 한국심장재단을 통해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을 시작했고, 1996년에는 재단법인 오뚜기함태호재단의 기반을 마련해 장학 사업과 학술 지원으로 영역을 넓혔다.

심장병 어린이 후원은 처음 매월 5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작해 함 명예회장 별세 직전까지 4265명의 수술을 도왔다. 이후에도 오뚜기가 사업을 이어가면서 올해 8월까지 누적 지원 인원은 6783명으로 늘었다.

올해에는 창업주의 경영 철학과 회사의 역사를 별도의 공간으로 남겼다. 오뚜기는 지난 6월 안양 공장의 옛 생산 시설을 활용해 '함태호홀'을 개관했다. 1972년 지어져 2009년까지 분말 카레와 스프를 생산했던 안양1공장의 골조와 흔적을 보존한 공간으로, 연면적 약 8700㎡에 함 명예회장의 생애와 오뚜기 제품·식문화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 및 체험 시설을 마련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함태호 창업자의 창립 정신과 경영 철학을 계승·발전시켜 누가 이끌더라도 오뚜기가 지속 가능한 회사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창업자가 꿈꿨던 '풍림(豊林)'의 뜻을 이어 인류의 식생활 향상에 이바지하고, 지난 시간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