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가운데, 진출 국가에 따라 시장 공략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본사가 직영점을 열어 사업 모델을 직접 검증하는가 하면, 현지 사업자와 마스터프랜차이즈(MF) 계약을 맺고 빠른 확장을 노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시장 규모와 소비 특성, 현지 법인 및 파트너 확보 여부가 국가별 진출 방식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475560)의 빽다방은 최근 대만 현지 파트너와 10년간 MF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상반기 1호점을 열고 1년 차에는 10개, 5년 뒤에는 150개 이상으로 매장을 늘린다는 목표다. MF는 본사가 특정 국가나 지역의 사업권을 현지 업체에 주고, 해당 업체가 직접 매장을 운영하거나 가맹점을 모집해 점포망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빽다방은 불과 한 달 전 진출한 일본에서는 직영 방식을 택했다. 빽다방은 지난달 도쿄 신바시와 칸다에 연 일본 1·2호점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일본 전용 앱과 메뉴를 개발하고 현지 '빽다방 LAB'에서 메뉴 테스트와 직원 교육도 진행한다. 기존 매장의 소비자 반응과 운영 결과를 확인한 뒤 도쿄 추가 출점과 오사카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같은 브랜드가 일본과 대만에서 서로 다른 방식을 택한 데는 현지 법인 유무가 영향을 미쳤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일본에는 현지 법인이 있어 직접 운영에 관여하고 시장 반응에도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법인이 없는 국가에서는 제약이 있다"며 "이런 경우 시장을 잘 아는 믿을 만한 기업을 찾아 MF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해외 진출지로 미국을 선택한 투썸플레이스는 직영 방식을 채택했다. 다음 달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미국 1호점을 열고 초기 15개 안팎의 매장을 현지 법인이 운영할 계획이다. 투썸은 직영점을 통해 미국 소비자 반응과 사업 수익성을 확인한 뒤 사업이 안정화되면 가맹 확대도 검토할 방침이다.
투썸은 국내에서 이미 175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성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투썸의 최대 주주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칼라일로, 사업의 성과가 향후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썸 측은 "미국 진출이 칼라일의 투자 회수를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미국 사업이 성공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통상 직영은 투자비와 운영 위험을 본사가 직접 부담하는 대신 매장 매출이 회사 실적으로 직접 잡혀 외형 확대 효과가 크다. 소비자 반응과 운영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고 메뉴·서비스 등 브랜드 품질을 관리하기에도 유리하다.
반면 MF는 현지 사업자의 자본과 사업 경험을 활용해 투자 부담을 낮추고 빠르게 점포망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현지 사업 성과와 브랜드 관리가 파트너 역량에 크게 좌우된다는 위험도 있다.
최근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의 진출이 활발한 동남아 지역에서는 MF 방식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더벤티는 현지 F&B 업체 JJR브라더스푸드와 MF 계약을 맺고 필리핀 1호점을 열었다. 컴포즈커피도 졸리비그룹 계열사와 MF 계약을 통해 현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말레이시아와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에서, 메가MGC커피는 캄보디아와 몽골에서 현지 사업자를 통한 MF 방식을 택했다.
업계에서는 동남아 일부 시장의 경우 주요 상권과 쇼핑몰, 물류·유통망, 가맹사업 경험을 갖춘 현지 대형 사업자의 영향력이 커 MF 방식의 효율성이 높다고 본다. 외국 브랜드가 현지 법인을 세우고 점포 개발과 식자재 조달, 인력 운영 체계를 처음부터 구축하기보다 기존 사업 기반을 갖춘 파트너와 손잡는 편이 초기 비용과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국가별 규제와 소비문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MF가 활용되는 배경이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해외 진출에서 직영과 MF 가운데 어느 한 방식이 무조건 유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현지 시장 규모와 브랜드 인지도, 직접 투자 여력뿐 아니라 사업을 맡길 만한 파트너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진출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