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우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은 단번에는 어렵습니다. 단계별로 어필해 나가겠습니다."

조재성(43) 육우자조금 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몇 번 홍보한다고 육우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비자와 셰프, 군대 급양관리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육우를 자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육우는 국내산 소고기지만 여전히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낯설다. 일부는 한우보다 품질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기도 하다. 육우는 1902년 국내에 들어온 홀스타인종(얼룩소)의 수소를 한우처럼 식용 고기 용도로 키운 소다. 우유를 만드는 암컷인 젖소와 품종은 같지만, 사육 목적이 다른 셈이다. 사육 기간도 30개월 이상 키우는 한우보다 짧아 생산비가 덜 든다. 한우보다 지방은 적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육우자조금 관리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이런 육우를 알리고 소비 기반을 넓히기 위해 지난 2014년 출범했다. 전국 관련 농가가 낸 자조금으로 육우 수급 안정과 유통 지원, 인식 개선 사업 등을 이끌고 있다. 위원회는 최근 소비자 체험 행사부터 유명 셰프 협업, 군 급식, 쿠킹클래스까지 육우 저변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재성 육우자조금 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육우자조금 관리위원회 제공

2022년 취임해 3선째 연임 중인 조 위원장은 육우가 국내산 소고기임에도 한우보다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는 전문가들도 육우를 구분하기 어려워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막연한 편견을 갖는 경우가 많다"며 "직접 맛보고 경험할 기회를 꾸준히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반 소비자 모두의 인식을 단번에 바꾸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소비자단체뿐 아니라 언론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위원회는 미래 소비층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군 급식과 대학생 대상 쿠킹클래스다. 조 위원장은 "군대 급양관리관들도 처음에는 육우를 잘 몰랐는데 직접 먹어보면 가성비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같은 예산으로 국내산 소고기를 더 자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육우자조금 관리위원회는 지난 6월 '제4회 육우레시피 공모전'을 열었다. 조재성(오른쪽 첫 번째) 위원장이 참가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3연임 중인데 최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규모가 큰 행사만 참석했는데 그렇게 해서는 일이 잘 안되더라. 지금은 전국을 직접 다니면서 농가와 행사 현장을 챙긴다. 1년에 10만㎞ 이상 운전할 정도다. 직접 가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육우 알리기도 더 잘된다고 생각한다."

―육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호텔 셰프 5명 가운데 1명만 육우를 구분했고, 백화점 식품 MD 11명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에서는 8명이 육우를 가장 맛있다고 평가했다. 막상 맛을 보면 구분하기 어려운데도 '육우는 질기고 맛이 없다'는 선입견이 있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에게 객관적으로 검증받아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사업이다."

―육우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인가.

"가성비가 가장 큰 장점이지만, 최근에는 품질도 좋아졌다. 과거에는 18개월 정도 사육한 뒤 출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24개월 이상 사육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사육 기간이 길어지면 풍미가 확실히 좋아진다. 예전에는 3등급 비중이 높았지만 지금은 2등급이 50% 이상, 1등급도 20~30% 수준까지 올라왔다."

―사육 기간이 길어지면 풍미가 어떻게 좋아지나.

"육우는 24~26개월 사이에 도축하면 부드러운 육질과 식감, 육색이 가능해진다. 과거 20개월 미만 사육 시 고기가 무르고 싱겁다는 평가가 있어 주로 2~3등급을 받았다. 도축 기간을 늦추면 부드러움을 유지한 채 육질이 좋아지고 1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도축 후 판매 가능한 부위의 양도 늘어난다. 전반적인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셰프들과의 협업이 가지는 장점은.

"유명 셰프들이 활용해 보고 가성비가 좋다고 평가하면서 인증 매장도 생겼다. 일반 셰프보다 미쉐린 셰프나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출신 셰프들의 영향력이 크다. 그런 분들이 사용하면 외식업계에서도 육우를 식재료로 활용하는 사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군 급식 사업에 집중하는 배경은 무엇인가.

"군 급식은 소비 규모가 큰 시장이다. 군대 급양 담당자들이 직접 육우를 사용해 보면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많이 한다. 한우보다 부담이 적으면서도 국내산 소고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대학생 대상 레시피 공모전의 배경은 무엇인가.

"장기적인 투자의 일환이다. 조리를 전공하는 학생들은 졸업하면 언젠가는 메인 셰프가 된다. 학생 때부터 육우를 경험하고 좋은 식재료로 인정하면 향후 주방에서 활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가정간편식(HMR) 사업 계획도 있나.

"그렇다. 셰프들과 쿠킹클래스를 진행하면서 나온 레시피 가운데 반응이 좋은 메뉴는 밀키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캠핑 등에서 간편식을 많이 찾는 만큼 HMR 시장은 앞으로 더욱더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가.

"온라인 시장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본다. 앞으로는 대형 유통사와 협력해 오프라인 접점을 넓히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육우 소비 확대의 답은 '경험'이다. 메이저 셰프와 협업하고, 군급식에 공급하고, 소비자가 직접 맛볼 기회를 꾸준히 만들다 보면 접점이 하나씩 늘어나고 인식도 자연스럽게 바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