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11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식품안전정보원에서 '중국 식품 수출업체 명단 등록 설명회'를 개최했다. /식품안전정보원 제공

"유제품은 이번 명단 등록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이죠? 그럼 패스트트랙 적용이 안 되는 건가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1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식품안전정보원에서 개최한 '중국 식품 수출업체 명단 등록 설명회'에 참석한 매일유업(267980) 관계자의 질문이다. 이번 설명회는 올해 1월 5일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양국 식품안전 협력 양해각서(MOU)'의 내용을 업계에 공유하고, 구체적인 수출 지원 방안을 안내하기 위해 마련됐다.

매일유업 관계자의 질문에 식약처 담당 주무관은 "이번 패스트트랙 대상에서 축산물이 빠지면서 유제품도 함께 제외됐다"며 "앞으로 유제품도 명단 등록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중국 측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번 제도 도입에 따라 기존에 최소 3개월 이상 걸리던 중국 해관총서의 공장 등록 절차가 한국 정부가 검증한 명단을 일괄 제출해 심사받는 '패스트트랙'으로 이날부터 개선된다. 식품업체가 식약처 중국 수출 패스트트랙을 통해 명단을 등록하면, 영업일 기준 10일 안팎으로 등록 기간이 대폭 줄어든다. 기존의 등록 절차도 그대로 유지된다.

중국 정부가 타국 정부와의 협약을 통해 식품 업체 일괄 등록을 허용한 것은 전 세계에서 한국이 처음이다. 적용 품목은 벌꿀, 건강기능식품, 식용식물성유지, 소를 넣은 밀가루 제품 등 정부관리품목 11개와 음료, 과자류, 주류, 조미료 등 민간관리품목 14개다.

한국의 대중국 식품 수출 규모는 연간 2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규모를 반영하듯 이날 설명회에는 CJ제일제당(097950)·오리온(271560)·동원F&B 등 국내 주요 식품 대기업은 물론 중소 식품 기업 관계자까지 40여 명이 현장을 채웠다. 식약처는 설명회 신청자가 많을 것을 고려해 온라인으로도 동시에 실시했는데, 온라인 참석자도 80 명에 달했다고 한다.

이날 설명회에서 가장 관심을 끈 부분은 라면의 수출길 개척이다. 그동안 중국은 육류 성분이 포함된 가공 수프의 수입을 전면 차단해 국내 라면 업체들이 별도의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에 따라 한국산 라면은 중국 보따리상을 거쳐 현지에 팔려나갔다. 이번 MOU를 통해 공장 등록 간소화가 이뤄지면 약 3700억원 규모의 수출 지원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는 품목별 세부 적용 범위에 대한 질문이 잇따랐다. 동원F&B 관계자가 "수출 전용으로 개발 중인 라볶이도 즉시 등록이 가능하냐"고 묻자,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는 한국산 라면의 정의에 맞춘 제품이 대상이며, 스파게티나 라볶이 등 유사 면류에 대해서 대상 확대를 중국 측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반면, 식약처는 라면 외 다른 일반 식품의 육류 예외 적용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녹용·홍삼·마늘즙 등 생약성분을 제조하는 식품사의 육류 관련 건강기능식품 수출 가능성 관련 질의에 대해 식약처는 "이번 예외 조항은 육류 함유량 3% 이하 라면에만 한정되며, 녹용이나 흑염소 등 육류 성분이 많이 들어간 제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은 기존의 엄격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했다. 이어 "건기식의 경우 절차가 복잡한 보건식품 대신 음료 유형으로 분류해 공장 및 제품 등록을 시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정상회담 이후 상반기 국장급 협의를 거쳐 6월 중국 당국 규정에 관련 조항을 신설했고, 지난 8월 20일 APEC 회의에서 세부 규정에 최종 서명했다. 식약처는 행정적 절차를 모두 마무리한 만큼 이날부터 '식품안전나라' 사이트를 통해 정식 명단 등록 접수를 시작했다.

박재우 식약처 식품안전정책국 수의사무관은 "중국 당국도 처음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초기 혼선이 있을 수 있지만, 종전에 기업들이 직접 신청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간편하게 행정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이재용 식품안전정보원 원장은 "식품 수출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수출 상대국의 식품안전제도와 절차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하는 과제도 중요하다"라며 "식품안전정보원은 명단 등록 제도가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실무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