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신춘호 농심(004370) 창업주의 외손녀인 박혜성 전 농심기획 상무가 농심그룹 밖에서 식품 사업에 나섰다. 다른 농심가 3세들이 주로 그룹 계열사에서 경영 수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박 전 상무가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홀로서기'에 나선 모습이다.
10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박 전 상무는 최근 프리미엄 팥 디저트 브랜드 '라파팥(LAPAPAT)'을 론칭했다. 이 브랜드는 박 전 상무가 이끄는 ㈜프란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다. 프란코리아는 2024년 10월 설립된 법인으로,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매출 등 사업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코리아는 설립 당시 박 전 상무와 모친인 신현주 전 농심기획 부회장이 나란히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으며 박 전 상무가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후 지난해 2월 신 전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박 전 상무 1인 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박 전 상무는 신춘호 창업주의 장녀이자 신동원 농심 회장의 누나인 신 전 부회장의 장녀로 농심가 3세다. 과거 농심그룹 광고 계열사였던 농심기획에서 기획실장과 상무 등을 지내며 경영 경험을 쌓았다. 농심기획은 신 전 부회장이 오랜 기간 이끌어온 회사로 농심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의 광고·마케팅 업무를 담당해 왔다.
다만 신 전 부회장, 박 전 상무와 농심그룹의 연결고리는 2024년 농심기획 청산을 계기로 사실상 끊긴 상태다. 농심은 2023년 농심기획 매각을 추진했지만, 현대자동차그룹 광고회사 이노션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같은 해 12월 이사회를 열고 해산·청산을 결정했다. 이후 농심기획은 2024년 6월 20일 청산을 마쳤고, 약 4개월 뒤 박 전 상무는 신 전 부회장과 함께 프란코리아를 설립했다.
박 전 상무가 선보인 브랜드 라파팥은 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를 표방한다. 팥과 버터를 결합한 앙버터 스프레드 3종을 판매하고 있다. 라파팥은 최근 서울 종로구 북촌의 한옥 공간 '휘겸재'에서 첫 팝업 행사를 열고 주요 제품을 선보였다. 다만 현재 별도의 상설 오프라인 매장은 두지 않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업 범위는 음식에만 한정하지 않은 상태다. 프란코리아는 법인 설립 당시 가공식품 수출입·판매와 농산물 식품 판매, 전자상거래뿐 아니라 화장품 및 미용 관련 상품 판매 등을 사업 목적에 포함했다. 향후 식품을 비롯한 소비재 분야로 사업을 넓힐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박 전 상무의 행보는 농심가 다른 3세들과 비교해서도 눈에 띈다. 농심가는 창업주 신춘호 회장의 세 아들이 농심과 율촌화학, 메가마트를 각각 맡아온 데 이어 3세들도 각 계열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 신상열 부사장은 농심에서, 신동윤 율촌화학 회장의 장남 신시열 상무는 율촌화학,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의 장남 신승열 본부장은 농심미분과 메가마트에 각각 소속돼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과 박 전 상무는 현재 농심그룹에서 근무하고 있지 않으며,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