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에 제과업계가 신규 브랜드 육성보다 기존 대표 브랜드 확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스테디셀러에 새로운 맛과 콘셉트를 입혀 매출 안정성과 마케팅 효율을 동시에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오리온(271560)은 지난 5월 '초코파이 정(情)' 망고라씨맛을 출시하고, 올해 초에는 크림 함량을 높인 프리미엄 파이 '쉘위'를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대했다. 롯데웰푸드(280360)는 '제로 초코파이' 신제품과 프리미엄 몽쉘 라인업을 강화하며 저당과 프리미엄 수요를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양사는 모두 기존 대표 브랜드의 인지도를 활용하면서도 새로운 맛과 콘셉트를 더해 소비자층을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
감자칩 시장에서도 경쟁은 치열하다. 오리온은 포카칩 생산능력을 최대 50% 확대하고 햇감자를 활용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햇감자를 사용한 포카칩에 소비자 반응이 좋았던 '황치즈' 맛을 적용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농심(004370)은 '포슐랭 가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엽떡, 교촌치킨 등 인기 외식 브랜드와 협업한 포테토칩을 잇달아 선보이며 차별화에 나섰다. 농심은 감자칩의 강점을 활용해 외식 메뉴를 스낵으로 재해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생산라인까지 새로 구축해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소비자 반응이 검증된 브랜드를 중심으로 개발이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장수 브랜드'일수록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도 제품 변주의 배경으로 꼽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초코파이나 감자칩은 누구나 아는 장수 브랜드지만 지속적으로 신선한 이미지를 유지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며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맛과 트렌드를 반영해 기존 소비자는 물론 새로운 소비자와도 소통하려는 차원에서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 브랜드 육성 전략은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도에서는 초코파이가 오리온과 롯데웰푸드 양사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생산능력 확대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 초코파이 시장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최근 생산라인을 증설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오리온 역시 현지 생산능력 확대와 다양한 플레이버를 선보이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인도법인 매출이 전년 대비 30.3%, 올 상반기 판매 물량은 81% 늘었다고 전했다. 초코파이 생산라인 가동률이 130%를 넘어서면서 하반기 초코파이와 카스타드 신규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불황일수록 마케팅 효율과 유통 경쟁력이 검증된 메가 브랜드의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대표 브랜드 중심의 제품 확장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불황일수록 소비자는 익숙한 브랜드를 먼저 찾는 경향이 있고, 기업 입장에서도 유통망과 브랜드 인지도가 이미 구축된 제품이 신제품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은 검증된 대표 브랜드를 중심으로 제품을 확장하는 전략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