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어디를 가더라도 CJ의 음식을 맛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 중 하나입니다."
지난 14일(현지 시각)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보몬트시 CJ슈완스 공장. 생야채와 다진 고기 냄새가 뒤섞인 공간을 지나자 고소한 냄새가 풍겼다. 비비고 김치볶음밥을 만드는 라인이었다. 대형 압력밥솥 사이로 시멘트 믹서처럼 생긴 커다란 회전식 팬이 쉴 새 없이 돌아갔다. 달궈진 팬 안으로 기름이 흘러들어가자 흰쌀밥은 김치, 고기 등 재료와 뒤섞이며 금세 붉은빛을 띠었다.
멜리사 톰슨-트루프 CJ슈완스 아시안식품 제조 담당 부사장은 "이곳에서 비비고 만두를 비롯해 볶음밥, 김, 소스, 라면 등을 생산하고 있다"며 "공장에서 만든 제품은 수백만명의 미국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최근에는 일반 소매점, 창고형 매장뿐 아니라 학교, 레스토랑, 편의점 등으로 판매처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CJ슈완스 보몬트 공장은 CJ제일제당의 미국 식품 사업을 뒷받침하는 핵심 생산시설이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를 인수하면서 사업 외형을 빠르게 키웠다. 슈완스가 갖춘 생산·물류·유통망을 기반으로 현재 만두를 비롯한 비비고 제품을 월마트·크로거·코스트코 등 미국 약 8만개 유통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공장 규모는 약 4만1249㎡(1만2500평)로 만두 생산라인 4개, 볶음밥 라인 2개, 김·소스·면 생산시설 등이 들어서 있다. 연간 생산능력은 1억2000만파운드(약 6만t)다. 톰슨-트루프 부사장은 "CJ슈완스가 미국에서 운영하는 7개 생산시설 가운데 아시안 식품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은 만두다. 만두 생산라인 곳곳에는 돼지고기, 부추, 양파 등을 잘게 다진 만두소가 담긴 통이 가득했다. 직원이 밀가루 반죽을 기계에 밀어 넣자 얇게 펴진 반죽이 동그란 만두피로 찍혀 나왔고, 속이 채워진 뒤에는 손으로 빚은 듯 주름 잡힌 만두가 줄지어 컨베이어벨트 위를 지나갔다. 원재료 투입부터 포장을 마친 완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약 1시간이 걸린다. 현지 직원들은 제품을 설명하면서 '덤플링(dumpling)' 대신 한국식 표현인 '만두(mandu)'를 썼다.
보몬트 공장에서 하루 생산하는 만두는 35만파운드(약 160t) 이상이다. 이 가운데 비비고 만두만 약 25만파운드(113t)로, 187g짜리 비비고 찐만두로 환산하면 하루 86만개가 넘는다. 보몬트 공장은 CJ슈완스 전체 만두 생산량의 약 58%, 비비고 만두 생산량의 약 60%를 담당한다. 비비고 만두는 2024년부터 미국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만두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만두가 잘 나가면서 미국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 개발도 활발하다. 한국 음식의 정체성을 유지하되 현지 취향을 접목하는 식이다. 톰슨-트루프 부사장은 "한국에서는 돼지고기와 부추를 넣은 만두가 익숙하지만 미국에서는 치킨과 고수를 활용한 제품도 만든다"며 "미국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간편한 조리와 포장 방식에 대한 고민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지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늘리는 과정에서 공장이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숙련 인력 확보다. 보몬트 공장에는 600명 이상이 근무하고 있다. 만두 생산공정의 약 70%가 자동화됐지만, 생산라인 곳곳에서는 작업자들이 오가면서 하나의 설비를 관리하거나, 생산을 점검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로봇팔이 도입된 박스 포장라인에도 작업자들이 배치돼 있었다.
미국에는 생산직 근로자 상당수가 주급 단위로 일하고 단기간 근무한 뒤 그만두는 경우도 적지 않아 숙련 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같은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도 한국보다 2~3배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자동화를 확대하는 동시에 현지 직원들의 숙련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