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업계가 과거 인기 메뉴를 다시 꺼내 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고객들의 재출시 요청을 반영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메뉴를 활용해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한국맥도날드가 '한국의 맛' 프로젝트 메뉴로 재출시한 진도 고추 시리즈. /한국맥도날드 제공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버거 브랜드들은 단종됐던 인기 메뉴를 잇달아 재출시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였던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를 최근 비프·치킨 버거와 머핀, 소스 등 4종으로 확대해 다시 선보였다.

버거킹은 단종했던 '롱치킨버거'와 '불고기롱치킨버거'를 기간 한정으로 재출시했다. 맘스터치는 '내슈빌핫치킨버거'를 다시 판매하는 데 이어 '백투더터치(Back to the Touch)' 프로젝트를 통해 '어메이징매콤마요버거'도 다시 선보였다. 맘스터치는 올해부터 짝수 달마다 고객 투표를 통해 선정한 과거 인기 메뉴를 다시 선보이는 백투더터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롯데리아도 지난 4월 2016년 판매 종료된 '불갈비 버거'를 특화 메뉴로 일부 매장에서 재출시했다.

재출시 메뉴의 가장 큰 장점은 이미 소비자 반응이 검증됐다는 점이다. 과거 판매 경험과 매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요를 예측하기 쉽고, 익숙한 메뉴를 기다려온 충성 고객을 다시 매장으로 유인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메뉴였고 고객들의 재판매 요청도 많았다"며 "재출시 메뉴는 소비자 반응과 과거 판매 성과 등이 검증된 제품이라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재출시 메뉴는 기존 레시피가 있어 준비 과정이나 개발 속도 측면에서 이점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가장 큰 목적은 고객 로열티를 강화하고 새로운 고객에게는 신메뉴처럼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슈빌핫치킨버거 포스터. /맘스터치 제공

업계에서는 버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이 같은 전략의 효과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브랜드 역사가 길어질수록 과거 인기 메뉴를 기억하는 고객층이 두터워지고, 동시에 해당 메뉴를 처음 접하는 신규 소비자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버거업계 관계자는 "패스트푸드의 주 고객층인 10~30대는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바뀐다"며 "기존 고객에게는 향수를 자극하고 신규 고객에게는 새로운 메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이 재출시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재출시가 늘어나는 배경에 신메뉴 개발 부담도 일부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새로운 메뉴보다 익숙한 메뉴를 선택하는 경향이 커졌고,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신제품 개발 비용도 커졌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재출시 확대를 신메뉴 축소와 연결하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버거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개발은 어느 식품업계든 항상 리스크를 안고 진행하는 것"이라며 "재출시가 늘어난다고 해서 신메뉴 성공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업계는 지금도 한 달에서 두 달 간격으로 꾸준히 신메뉴를 선보이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재출시와 신메뉴 전략이 병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증된 인기 메뉴를 활용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한편 셰프 협업, 로코노미, 시즌 한정 메뉴 등 새로운 시도도 지속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전략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버거업계는 이미 사용할 수 있는 식재료와 조합을 대부분 시도한 만큼 과거보다 소비자를 놀라게 할 신메뉴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신제품은 개발뿐 아니라 마케팅과 매장 운영, 원재료 공급 등 비용이 많이 들지만 성공 가능성을 장담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어 "반면 과거 인기 메뉴를 재출시하면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도 일정 수준의 화제성과 판매고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