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급식업체들이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업에서 확보한 식자재 구매력과 물류망, 메뉴 개발 역량을 활용해 온라인 플랫폼과 케어푸드, 해외 시장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와 현대그린푸드, 삼성웰스토리 등 주요 급식업체들은 올해 2분기 일제히 매출이 늘었다. CJ프레시웨이의 2분기 매출은 92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단체급식 신규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43.7% 늘었다. 육군훈련소와 해병대 1사단 등 군 급식 사업장을 확보한 것도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영업이익은 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감소했다.
현대그린푸드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950억원, 영업이익 3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23.4% 증가했다. 중대형 기업의 신규 급식 사업장을 확보하면서 식수가 늘었고, 이에 따른 식자재 공급 증가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삼성웰스토리도 2분기 매출 8860억원, 영업이익 48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1%, 6.6% 증가했다. 신규 급식 사업장 확대와 식자재 유통 사업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급식업계가 외식 경기 침체에도 성장하는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내식당 수요가 있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점심값 부담이 커지면서 직장인들이 구내식당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기업들이 임직원 복지 차원에서 식사를 지원하는 흐름도 단체급식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 급식 잘될 때 '다음 먹거리' 준비…성장 한계 대비
급식업체들은 본업의 성장세에만 기대지 않고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회사마다 선택한 방향도 다르다.
CJ프레시웨이는 B2B 식자재 플랫폼 '식봄'을 중심으로 온라인 식자재 유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식봄에는 20만종 이상의 식자재가 입점해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상품 소싱 능력과 전국 단위 콜드체인 물류망을 식봄과 결합해 중소 외식사업자까지 고객 기반을 넓히는 전략이다.
다만 신사업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2분기 CJ프레시웨이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에는 식봄 관련 판촉·마케팅 등 선제적 투자 비용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그린푸드는 케어푸드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고령화와 건강관리 수요 확대에 따라 개인별 건강 상태와 영양 기준에 맞춘 식품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대표 브랜드인 '그리팅'을 통해 저당·저칼로리 등 건강관리 목적에 맞춰 설계한 식단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냉동형 케어푸드인 '저속도시락 5일 패키지'와 '저당플랜 5일 패키지'를 선보이는 등 제품군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해외 시장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국내에서 축적한 대규모 단체급식 운영 경험과 식자재 공급망을 해외 사업장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삼성웰스토리는 중국과 베트남, 헝가리, 미국 등에서 급식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생산기지를 둔 국내 기업뿐 아니라 현지 기업으로 고객사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사업의 외형을 키우고 있다.
급식업체들이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것은 단체급식 사업 자체의 구조적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체급식은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이지만 사업장 수와 식수에 따라 매출 규모가 크게 좌우된다"라며 "신규 기업이나 공장, 학교, 병원, 군부대 등을 추가로 수주하지 않으면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원가 부담도 크다. 급식업은 식재료를 구매해 직접 조리하고 사업장마다 인력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식재료비와 인건비, 물류비 상승에 민감하다. 반면 기업이나 기관과 일정 기간 계약을 맺고 정해진 단가 안에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 외식업체처럼 원가 상승분을 곧바로 판매가격에 반영하기도 어렵다.
급식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합리적인 가격에 안전하게 많은 인원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건강과 맛, 개인화, 편의성까지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케어푸드와 푸드테크, 인공지능(AI), 키친리스 등 신사업이 급식 본업과 다시 연결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별도의 사업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신사업에서 확보한 기술과 상품, 서비스를 기존 급식 사업에 적용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급식업체 입장에서는 이미 보유한 식자재 구매력과 물류망, 메뉴 개발 및 영양설계, 대규모 조리 능력을 다른 사업으로 확장해 수익원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라며 "장기적으로는 급식 사업에서 확보한 고객과 인프라를 얼마나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하고 수익화하느냐가 업체별 성장성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