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앞세운 라면 사업에서 소스와 냉동식품, 건강 지향 식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불닭 브랜드의 인지도를 활용해 외식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고단백·식물성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불닭과 직접 관련이 없는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모습이다.

삼양식품은 서울 명동사옥 1층에 불닭 캐릭터 '페포'와 함께 하는 포토존을 마련하고 페포 부채 1만개를 무료로 제공하는 현장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지난 7월 30일 밝혔다. 라운지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페포 캐릭터를 배경으로 한 포토존에서인증샷을 남기고 있다./삼양식품 제공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양식품의 연결 매출 7144억원 가운데 면·스낵 매출은 6540억원으로 91.6%를 차지했다. 소스·조미소재는 206억원으로 2.9%, 냉동식품은 149억원으로 2.1%, 건강 지향 식품 등을 포함한 뉴트리션 사업은 0.1%였다. 세 사업을 합쳐도 전체 매출의 5.1% 수준이다.

삼양식품은 불닭이 이끄는 성장세가 이어지는 동안 기존 브랜드와 생산·유통망을 활용해 비라면 사업을 키우고, 특정 제품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점진적으로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삼양식품은 투썸플레이스와 협업해 오는 5일부터 불닭소스를 활용한 파니니와 바게트 등 델리 메뉴 2종을 선보인다. 앞서 뚜레쥬르, 버거킹, 아워홈 등과도 불닭소스를 활용한 메뉴를 내놨다.

삼양식품은 소비자 요청에 따라 2018년 불닭소스를 출시한 뒤 까르보불닭소스와 불닭마요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왔다. 최근에는 가정용 병 소스를 판매하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를 넘어 외식업체와 프랜차이즈에 소스를 공급하는 기업 간 거래(B2B)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소스·조미소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 증가한 206억원을 기록했다. B2C 매출 비중은 73.4%, B2B는 26.6%였다. 수출은 159억원으로 전체의 77.1%를 차지했지만 국내 매출은 47억원으로 9.6% 감소했다. 해외에서 성장한 불닭소스의 소비 접점을 국내 외식·급식 시장으로 넓히기 위해 협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불닭소스는 불닭을 라면 제품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메뉴에 활용하는 '매운맛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외식업체는 불닭의 인지도를 활용해 신메뉴를 개발하고, 삼양식품은 직접 매장을 운영하지 않고도 외식 시장에서 매출을 낼 수 있다. 안정적인 공급 계약으로 이어지면 소비자용 병 소스보다 규모가 크고 반복적인 매출도 확보할 수 있다.

삼양식품이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것은 불닭이 만들어낸 성장세를 장기간 유지하기 위한 선제적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라면만으로 계속 성장하려면 판매 국가를 늘리거나 기존 시장에서 점유율과 생산량을 확대해야 하지만 소스와 냉동식품, 건강 지향 제품을 함께 판매하면 기존 국내외 법인과 유통망의 취급 품목을 늘려 거래처당 매출을 키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삼양식품 불닭 차세대 캐릭터 페포(PEPPO) 패키지./삼양식품 제공

◇ 냉동식품·건강식으로 '불닭 다음' 준비

삼양식품은 만두와 떡갈비, 커틀릿 등을 중심으로 냉동식품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냉동식품은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 등 B2B 시장으로 확장하기 쉽고, 외식·급식업체에 냉동 완제품과 소스를 함께 공급할 수 있어 소스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크다.

기존 라면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국내외 거래처에 냉동식품을 추가로 공급하면 새 판매망을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냉동식품 매출은 소스·조미소재보다도 작아 급식·식자재 채널에서 장기 거래처를 확보하는 것이 과제다.

불닭 브랜드와 거리를 둔 신사업으로는 건강·뉴트리션 사업이 꼽힌다. 삼양식품은 병아리콩 등을 활용한 영양 간식 브랜드 '펄스랩'과 프로틴 파스타 브랜드 '탱글'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대사 전문 헬스케어 브랜드 '스핀들'을 출시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도 진출했다.

소스와 냉동식품이 기존 불닭 브랜드와 식품 제조 역량을 활용해 비교적 빠른 매출 확대를 노리는 사업이라면, 건강·뉴트리션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불닭 이후의 성장축을 찾으려는 성격이 강하다. 다만 뉴트리션 사업의 매출 비중은 아직 0.1%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의 사업 다각화는 불닭과 무관한 사업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불닭의 맛과 브랜드 인지도, 기존 제조 기술과 유통망을 인접 시장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라며 "외식업체 협업과 신제품 출시를 일회성 마케팅에 그치지 않고 반복적인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