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미국에서는 술이 불법이었다. 술의 제조와 판매, 운반을 금지한 금주법(Prohibition)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시 곳곳에는 비밀 술집인 '스피크이지'가 들어섰고, 술을 몰래 제조하고 유통하는 '부틀레거(Bootlegger)'가 성행했다. 합법 시장이 사라진 자리를 불법 시장이 메우면서 조직 범죄도 급속도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알 카포네(Al Capone), 럭키 루치아노(Lucky Luciano), 벅시 시걸(Bugsy Siegel) 같은 갱스터들은 막대한 부와 영향력을 축적하며 금주법 시대를 대표하는 범죄자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런데 호주의 가족 경영 와이너리 칼라브리아 패밀리 와인스(Calabria Family Wines)는 이러한 금주법 시대를 "미국 와인 산업의 혁신을 이끈 역사적 전환점"으로 해석했다. 와이너리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금주법이 없었다면 퓌메 블랑(Fumé Blanc)이나 화이트 진판델(White Zinfandel) 같은 스타일도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금주법 이후 미국 와인 산업이 재건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스타일과 브랜드 전략이 등장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칼라브리아 패밀리 와인스가 선보이는 '킹스 오브 프로히비션(Kings of Prohibition)'은 이 같은 역사적 배경에서 탄생한 와인 브랜드다. 칼라브리아 패밀리 와인스는 1945년 이탈리아 출신 프란체스코 칼라브리아와 엘리자베타 칼라브리아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그리피스(Griffith)에 설립한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현재는 3세대가 운영하고 있으며 리버리나(Riverina)와 바로사 밸리(Barossa Valley) 등 호주 주요 산지에서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킹스 오브 프로히비션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와인마다 금주법 시대의 실제 인물을 연결했다는 점이다. 레드 블렌드는 알 카포네, 쉬라즈는 럭키 루치아노, 템프라니요는 빌 맥코이를 모티브로 삼았다. 각각의 라벨에는 해당 인물을 연상시키는 초상화와 스토리가 담겨 있어 와인을 마시는 즐거움에 역사적 서사를 더한다.
까베르네 소비뇽의 주인공은 벅시 시걸이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개발의 상징적인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브랜드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그를 "당대 가장 악명 높고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갱스터 가운데 한 명"이라고 소개하며, "누구에게나 새로운 시작은 필요하다(Everybody deserves a fresh start every once in a while)"라는 그의 말을 함께 실었다. 병 라벨에 그려진 인물 역시 벅시 시걸을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와인 산지는 호주 바로사 밸리다. 따뜻한 낮과 서늘한 밤이 만드는 큰 일교차 덕분에 과실의 농축미와 산도의 균형이 뛰어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자연환경은 까베르네 소비뇽 특유의 진한 과실 풍미와 탄탄한 구조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양조는 오픈탑 콘크리트 발효조에서 약 7~8일 동안 천천히 진행된다. 발효 기간 동안 하루 두 차례 펀칭다운(Punch Down·발효 중 떠오른 포도 껍질을 눌러 과즙과 다시 섞는 기법)을 실시해 색과 탄닌, 풍미를 충분히 추출한 뒤 압착한다. 이후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알코올 발효와 젖산 발효를 마친 뒤 100% 프랑스산 오크 배럴에서 약 10개월간 숙성한다.
와인은 짙은 보랏빛을 띤다. 코에서는 블랙베리와 산딸기, 자두 등 검은 과실 향을 중심으로 바닐라와 향신료 풍미가 어우러진다. 입안에서는 잘 익은 베리의 농축된 과실미가 부드럽게 이어지며 바닐라 오크의 뉘앙스와 부드럽고 촘촘한 탄닌이 균형을 이룬다. 양갈비를 비롯해 스테이크, 숙성 체다 치즈와 잘 어울린다.
킹스 오브 프로히비션 까베르네 소비뇽은 2026 대한민국 주류대상 신대륙 레드 와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국내 공식 수입사는 비노에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