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외식 프랜차이즈들의 서울 강남 출점 전략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강남에 상징적인 1호점을 여는 것이 목표였다면, 최근에는 강남역과 신논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 강남권 핵심 상권에 연이어 매장을 내는 이른바 '강남 벨트' 구축 전략으로 변화한 모습입니다. 강남 생활권 전체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고 복수 거점을 확보해 브랜드 노출과 접근성을 동시에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밴루엔 강남역 1호점. /뉴스1

1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밴루엔(Van Leeuwen)은 지난 3일 강남역에 국내 1호점을 연 데 이어 이달 내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위트파크와 신논현역 인근까지 초기 3개 매장을 모두 강남권에 배치할 예정입니다. 한국 시장 안착 이전부터 강남 생활권 전체를 공략하는 전략을 택한 것입니다.

중국 프리미엄 티 브랜드 차지(CHAGEE)도 지난 4월 강남 플래그십 매장을 연 데 이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위트파크에 최근 입점했습니다. 미국 멕시칸 푸드 브랜드 치폴레 역시 강남대로에 아시아 1호점을 열고, 스위트파크 입점도 추진하면서 강남권 거점 확대에 나섰습니다.

국내 브랜드들도 비슷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카페 브랜드 폴 바셋은 최근 신논현역 인근에 전략 매장을 열고 강남점 한정 메뉴와 베이커리 콘텐츠를 선보였습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다음 달 강남역 인근에 브랜드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 예정이며, CJ푸드빌도 신규 이탈리안 브랜드 올리페페의 강남 출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강남을 하나의 상권이 아닌 여러 소비 권역이 모인 복합 생활권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강남역은 직장인과 젊은 소비층, 신논현은 유흥·외식 수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쇼핑객과 관광객 비중이 높아 각각 소비 특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강남에 1호점을 여는 것 자체가 상징성이었다면 최근에는 강남 생활권 안에서 고객 접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며 "특히 강남 지역은 구매력이 높은 3040 직장인부터 트렌드를 주도하는 젊은 세대, 외국인 관광객이 골고루 모여 다양한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위트파크에 입점한 차지. /연지연 기자

◇ "브랜드 빠르게 알리기 위해 비용 부담 감수"

복수 매장은 브랜드 노출 효과를 높인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강남역에서 브랜드를 처음 접한 소비자가 백화점이나 인근 상권에서도 같은 브랜드를 다시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재방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해외 브랜드들은 초기 인지도 확보를 위해 강남권 집중 전략을 활용하는 분위기입니다.

과거에는 쉐이크쉑이나 파이브가이즈처럼 강남 1호점의 성공을 발판으로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밴루엔과 같은 사례처럼 처음부터 강남권에 여러 거점을 확보한 뒤 수도권과 지방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출점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강남권 다점포 전략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은 물론 복수 점포 운영에 따른 투자 비용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강남은 브랜드를 가장 빠르게 알릴 수 있는 상권이지만 동시에 비용 부담도 가장 큰 지역"이라며 "다만 초기 브랜드 접점을 높이기 위해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