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대공황의 문턱에서 출간된 '요리의 기쁨(The Joy of Cooking)'은 누적 판매 2000만부를 돌파한 미국의 대표 요리책이다. '요리의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이 책은 '좋은 음식은 사람을 모으고, 식탁은 삶의 기쁨을 나누는 공간'이라는 철학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요리는 가족과 친구를 연결하고, 평범한 하루를 특별한 순간으로 만드는 경험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출간된 지 100년에 가까운 지금까지도 미국 식문화를 대표하는 고전으로 꼽힌다.
저자 얼마 롬바우어(Irma Rombauer)의 철학은 후손에게 이어졌다. 얼마의 조카손자인 코너 롬바우어(Koerner Rombauer)는 1980년 미국 나파밸리에 롬바우어 빈야드(Rombauer Vineyards)를 설립했다. 와이너리의 슬로건은 '와인의 기쁨(The Joy of Wine)'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식탁, 맛있는 음식, 그리고 훌륭한 와인이 삶에 기쁨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와이너리는 홈페이지를 통해 '롬바우어의 바비큐 기초', '컴파운드 버터의 기본', '겨울철 최고의 조합: 롬바우어 샤도네이와 치즈' 등 다양한 레시피와 와인 페어링을 소개하고 있으며, 와인 디너와 시음 행사 등을 통해 '요리의 기쁨'을 '와인의 기쁨'으로 확장하고 있다.
와이너리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세인트헬레나에 있다. 대표 와인인 롬바우어 샤도네이는 1982년 처음 생산됐으며, 1990년부터는 나파와 소노마에 걸쳐 있는 카네로스(Carneros) 산지의 포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카네로스는 서늘한 해풍과 긴 생육 기간 덕분에 미국 최고의 샤도네이 산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낮에는 충분한 일조량으로 포도가 잘 익고, 오후부터는 서늘한 바람이 포도밭의 온도를 낮춰 산도를 유지한다. 덕분에 과실은 풍부하게 익으면서도 신선함을 잃지 않아 롬바우어 특유의 풍성한 과실 향과 산뜻한 산미의 균형을 완성한다.
이 와인에 사용되는 포도는 롬바우어의 자사 포도밭과 카네로스 지역의 계약 재배 농가에서 공급받는다. 특히 3대째 이 지역을 경작해온 산자코모(Sangiacomo) 가문은 롬바우어의 오랜 파트너로 꼽힌다.
롬바우어 샤도네이의 가장 큰 특징은 풍성한 질감과 부드러운 풍미다. 포도는 각 구획이 최적의 숙성도에 도달했을 때 서늘한 밤에 수확해 통송이 압착(Whole-cluster Pressing) 한다. 압착한 포도즙은 저온에서 하룻밤 동안 침전시켜 맑은 과즙만 사용한 뒤 오크통으로 옮겨 알코올 발효와 말로락틱(젖산) 발효를 진행한다. 숙성 기간에는 효모 찌꺼기를 7~10일마다 저어주는 바토나주(Bâtonnage)를 실시해 크리미한 질감과 풍부한 풍미를 더한다.
이 같은 양조 방식은 롬바우어를 미국을 대표하는 '버터리 샤도네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최근 세계적으로는 산미를 강조한 샤도네이가 주목받고 있지만, 롬바우어는 유행을 좇기보다 풍부한 과실 향과 크리미한 질감이라는 고유의 스타일을 꾸준히 유지하며 탄탄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탄탄한 브랜드 정체성과 높은 시장 경쟁력을 바탕으로 롬바우어는 2023년 8월 글로벌 최대 와인 기업 가운데 하나인 갤로(E. & J. Gallo)에 인수됐다. 대형 와인 그룹에 편입된 이후에도 수석 와인메이커 리치 앨런(Richie Allen)을 비롯한 핵심 양조팀이 그대로 남아 롬바우어 특유의 스타일과 품질을 이어가고 있다.
잔에서는 노란 복숭아와 잘 익은 멜론 향이 먼저 피어나고, 여기에 상큼한 시트러스 향이 더해진다. 입안에서는 풍부한 과실 풍미와 함께 크리미한 바닐라와 은은한 버터 뉘앙스가 조화를 이루며 긴 여운을 남긴다. 롬바우어 특유의 생생한 산미가 와인의 풍성한 질감을 균형감 있게 받쳐준다. 크랩 케이크와 보리 리소토, 딸기 쇼트케이크와 좋은 궁합을 이룬다.
롬바우어 샤도네이는 2026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신대륙 화이트 와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총 5차례 대상을 수상했다. 국내 수입사는 와인투유코리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