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긴급운영자금 조달을 둘러싸고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이 양측과 노조가 함께 참여하는 3자 회동을 제안했다. 반면 이날 예정됐던 민주노총 소속 홈플러스 노조와 MBK 경영진의 면담은 당일 취소돼 노조가 반발했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조합원들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MBK의 일방적 면담 취소 규탄 및 노조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14일 오전 이종성 홈플러스 일반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관계자들은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서 메리츠금융그룹 경영진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노조는 이 자리에서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MBK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 노조가 한자리에 모여 긴급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메리츠금융은 면담에서 MBK와 김병주 MBK 회장의 보증을 전제로 1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금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했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설명했다. 홈플러스 회생에 필요한 나머지 자금은 최대 주주인 MBK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도 유지했다.

이 위원장은 "홈플러스와 관련된 노동자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를 MBK와 메리츠 사이의 감정이나 각자의 논리만으로 풀 수는 없다"며 "MBK와 메리츠 모두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일정 부분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김광일 MBK 부회장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가 진행하기로 했던 면담은 무산됐다. 홈플러스에는 마트노조와 일반노조까지 2개의 노조가 있다.

마트노조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김 부회장을 만나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 마련과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요구할 예정이었다.

MBK 측은 이날 오전 10시쯤 홈플러스 인사 담당 부서를 통해 면담을 연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연기 사유나 새로운 면담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마트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명확한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당일 일방적으로 면담 연기를 통보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MBK 측에 취소 경위를 공식적으로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면담 연기 이유와 향후 일정을 묻는 공문도 전달했다.

앞서 마트노조 소속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MBK 본사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당시 MBK 측이 김 부회장과의 면담을 제안하면서 노조는 약 한 시간 만에 농성을 해제했다. 노조는 농성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성사된 면담 약속을 MBK가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