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초복을 앞두고 집에서 보양식을 즐기려는 수요를 잡기 위한 식품·유통업계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 지역 삼계탕 외식 가격이 평균 1만8000원을 넘어선 가운데,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외식 대신 '홈 보양식'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업체들은 유명 셰프와 협업한 삼계탕부터 파로·우엉·쌍화농축액 등 차별화된 재료를 활용한 제품까지 보양 간편식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몰도 장어와 전복, 생닭 등 보양 식재료와 간편식 할인 행사를 마련하며 복날 수요 선점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윤나라 셰프와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비비고 삼계탕'을 출시했다./CJ제일제당 제공

◇ 4인 가족 삼계탕 먹으면 7만원… 커진 외식비 부담

13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은 1만8154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1만4077원과 비교하면 29% 올랐다. 평균 가격을 적용하더라도 4인 가족이 삼계탕을 외식으로 먹으려면 음식값으로만 7만원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전복이나 산삼 등 추가 재료를 넣은 메뉴를 선택하거나 음료 등을 주문하면 실제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외식비 상승이 이어지면서 완제품을 데워 먹거나, 밀키트와 전용 육수를 활용해 집에서 조리하는 방식이 새로운 복날 소비 형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특히 조리 과정이 복잡하고 한 번에 많은 양을 만들어야 하는 전통적인 삼계탕과 달리 HMR 제품은 1인분 단위로 포장돼 1~2인 가구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식품업체들은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재료와 조리법을 차별화하며 보양식 간편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과거에는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상온 삼계탕이 시장의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식감과 품질을 강조한 냉장 제품과 프리미엄 제품, 삼계탕 이외의 탕류까지 상품군이 확대되는 추세다.

CJ제일제당(097950)은 윤나라 셰프와 공동 개발한 '비비고 삼계탕'을 출시했다. 냉장 제품으로 설계해 닭고기의 식감을 살리고, 살코기와 뼈가 비교적 쉽게 분리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전문점에서 먹는 삼계탕에 가까운 품질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CJ제일제당 삼계탕은 유통 채널과 제품에 따라 1인 기준 7000~1만3000원대다.

신세계푸드(031440)는 기존 '올반 영양삼계탕'에 이어 고대 곡물인 파로를 활용한 '올바르고 반듯한 파로 삼계탕'을 선보였다. 전통적으로 삼계탕에 들어가는 찹쌀과 함께 파로를 더해 건강과 영양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삼계탕 밖으로도 여름 보양식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동원F&B는 자연 방목한 흑염소에 천궁·황기·감초와 부추·대파·깻잎 등 다양한 부재료를 더한 '양반 보양 흑염소탕'을 내놨다. 사골육수에 쫀득한 식감의 소힘줄을 담은 '양반 우족 도가니탕'도 함께 출시했다.

농협목우촌은 작약·당귀·감초 등을 추출한 쌍화농축액을 넣은 '쌍화삼계탕'을 선보였다. 전통적인 삼계탕에 한방 원료를 더해 복날 보양식이라는 제품 특성을 강화했다.

이마트 여름 보양식 행사./이마트 제공

◇ 장어 도시락 6900원… 편의점도 복날 경쟁

편의점 업계는 장어와 오리, 전복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보양 식재료를 도시락과 김밥, 삼각김밥 형태로 선보이며 한 끼 가격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문점이나 식당을 방문하지 않아도 가까운 편의점에서 보양식 콘셉트의 식사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GS25는 민물장어와 훈제오리, 함박스테이크 등을 한데 구성한 '이달의도시락 7월 복날편'을 6900원에 출시했다. 민물장어 한 마리와 훈제오리를 함께 담은 프리미엄 간편식과 잘게 썬 전복, 전복 내장 소스를 활용한 삼각김밥 등도 출시할 예정이다.

대형마트에서는 완제품뿐 아니라 생닭과 장어, 전복 등 집에서 직접 보양식을 만들 수 있는 원재료 할인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139480)는 자체 간편식 브랜드 피코크와 정관장이 협업한 '홍삼 전복 삼계탕'을 내놓고 행사카드 결제 시 정상가 1만2980원에서 30% 할인한 9086원에 판매한다. 완도산 활전복과 국산 손질 민물장어는 행사 조건에 따라 최대 50% 할인하고, 삼계탕용 닭은 최대 40% 낮춘 가격에 선보인다. 소비자가 간편식을 구매하거나 원재료를 사서 직접 요리하는 방식 가운데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 구성을 넓혔다.

식품업체 온라인몰도 복날 수요 확보에 나섰다. 아워홈은 삼계탕과 추어탕, 반계곰탕 등 여름 보양식 제품을 최대 4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샘표(007540)는 오는 25일까지 백숙삼계탕 육수와 능이누룽지닭백숙죽 등을 최대 53% 할인 판매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외식 물가 부담이 이어지는 데다 간편식의 맛과 품질이 전문점 수준으로 개선되면서 홈 보양식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며 "가격뿐 아니라 재료와 맛, 조리 편의성으로 경쟁 기준이 확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