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저당·고단백·제로슈거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성인 비만율이 높아지면서 국민 건강지표는 오히려 악화하는 모습입니다. 업계는 단순한 건강식품 개발을 넘어 디지털 헬스케어와 맞춤형 영양관리 서비스까지 확대하며 웰니스(삶의 질 최적화)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12일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 비만율은 2024년 38.1%로 전년(37.2%)보다 0.9%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건강식 시장이 커지는 동시에 비만도 함께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식품업계에서는 단순히 건강식 제품을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국민 건강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제품 소비 이후의 식습관과 생활습관까지 관리하는 서비스로 경쟁이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식단과 운동까지 관리하는 맞춤형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도 늘고 있습니다.
대상웰라이프는 혈당 관리 플랫폼 '당프로 2.0'을 고도화하고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마이스(MyTHS)'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병원·약국·검진센터·헬스장 등과 연계해 인공지능(AI) 분석을 기반으로 개인별 건강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풀무원(017810)은 '뉴트리션 디자인 프로그램(NDP)'을 통해 이용자의 식단과 혈당, 생활 습관을 분석해 맞춤형 식단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연계해 운동과 수면 패턴까지 관리하는 서비스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삼양식품(003230)도 생체 데이터를 분석하는 오믹스(OMICS) 연구 인력을 확대하며 개인 맞춤형 영양 솔루션 개발에 나섰습니다. 식품 판매를 넘어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식단을 제안하는 헬스케어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건강은 결국 일상에서 얼마나 꾸준히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앞으로는 제품보다 개인 맞춤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도 건강 제품 소비 증가만으로 비만을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건강식 소비와 건강한 식생활은 다른 문제라는 것입니다. 저당 음료나 단백질 식품을 구매하더라도 외식과 배달음식, 야식, 음주 등 기존 식습관이 유지된다면 전체 열량 섭취는 크게 줄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신현영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품업계가 건강 제품을 많이 출시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비만율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건강 제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원래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은 경우가 많고, 비만율 상승은 사회 전체의 식습관과 신체활동 감소, 경제적 격차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운동과 식습관 개선, 사회적 환경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웰니스 시장도 '체중 감량' 중심에서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 중심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식품기업들도 단순히 건강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식습관 관리와 영양 정보 제공 등 건강관리 전반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건강 제품 자체를 판매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소비자의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제품 판매를 넘어 소비자와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하는 측면도 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는 식품기업들도 건강관리 플랫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