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7월 10일 오전 5시 21분 조선비즈 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올해 말 간장류를 시작으로 유전자변형식품(GMO) 표시 기준이 단계적으로 강화된다. 앞으로는 최종 제품에서 유전자변형 DNA나 단백질이 검출되지 않더라도, 유전자변형 원료를 사용했다면 이를 표시해야 한다.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취지지만, 식품업계는 원료 확인부터 포장재 교체, 생산 공정 관리까지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해졌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뉴스1

◇ 올해 말 간장부터 적용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간장, 당류, 식용유지류를 유전자변형식품 표시 대상으로 포함하는 내용의 '유전자변형식품 등의 표시기준'이 개정됐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표시 기준이 '최종 제품에서 GMO 성분이 검출되는지'에서 'GMO 원료를 사용했는지'로 넓어진다는 점이다. 기존 제도에서는 식품용으로 승인된 유전자변형 대두·옥수수 등을 원재료로 사용했더라도, 제조·가공 후 최종 제품에 유전자변형 DNA나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으면 GMO 표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표적인 품목이 간장, 당류, 식용유지류다. 이들 제품은 발효나 정제 등 제조 과정을 거치면서 유전자변형 DNA나 단백질이 최종 제품에 남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GMO 원료를 사용했더라도 소비자가 완제품 표시만 보고 원료 사용 여부를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최종 제품에서 관련 성분이 검출되지 않더라도 GMO 원료를 사용했다면 이를 표시해야 한다. 제품 주표시면과 정보표시면 등에 유전자변형식품임을 알리거나, 유전자변형 원료를 포함했다는 취지의 문구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GMO 원료 사용 정보를 보다 투명하게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알권리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통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식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행 시기는 품목별로 나뉜다. 한식간장, 양조간장, 산분해간장, 효소분해간장, 혼합간장 등 간장류는 오는 12월 31일부터 개정 기준을 적용받는다. 물엿, 올리고당 등 당류와 대두유, 우지, 마가린 등 식용유지류는 내년 12월 31일부터 표시 대상에 포함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 포장재 교체·원료 관리 부담

식품업계는 제품별 원료 사용 내역을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GMO 원료를 사용한 제품은 시행 시점에 맞춰 제품 표시 문구를 반영해야 한다. 이에 따라 라벨·포장재 교체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디자인, 인쇄 발주, 물류 일정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비유전자변형식품(Non-GMO)을 사용한 경우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Non-GMO 원료는 일반 원료보다 가격이 높고 공급량도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국제 곡물 가격, 기후 변화, 주요 산지 작황 등에 따라 공급이 불안정해질 경우 제조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GMO 원료를 사용한 기존 제품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표시 기준에 맞춰 운영하고, Non-GMO 원료를 사용한 제품은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차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Non-GMO 표시 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Non-GMO 문구를 사용하려면 현행 기준상 GMO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농산물은 재배·수확·운송·보관 과정에서 미량 혼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최종 제품에서 GMO 성분이 조금이라도 검출된다면 표시 기준을 위반하게 될 수 있다.

업체 입장에서는 비용이 더 드는 Non-GMO 원료를 쓰고도 제품에 이를 표시하지 못하거나, 표시 자체를 꺼릴 수 있다. 식약처는 "제도 시행에 따른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 대상 설명회 개최와 안내서 마련 등 지속적인 지원과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