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기존 강자인 제약사 등과의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실적 기여도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003230)은 지난 5월 대사 연구 기반의 건기식 브랜드 '스핀들(SPINDLE)'을 론칭하며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했다. 농심(004370)은 자체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Lifill)'을 통해 이너뷰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독자 개발한 초저분자 콜라겐 원료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능성 인정을 받았다.
CJ웰케어는 이너뷰티 브랜드 '이너비'를 앞세워 젊은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너비는 2009년 CJ제일제당(097950)이 국내에 '먹는 화장품' 콘셉트를 내세워 선보인 브랜드다. 이후 CJ제일제당 건강사업부가 2022년 CJ웰케어로 분사하면서 이너비는 대표 이너뷰티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다. 대상(001680)그룹은 대상웰라이프를 통해 '뉴케어', '마이밀'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기반 건강 관리 플랫폼도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풀무원(017810)과 매일유업(267980) 등 주요 식품사들이 건기식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식품업계가 건기식 사업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고, 일반 식품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기존 식품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연구·개발(R&D) 역량과 원료 개발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진입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운 반면 고령층을 중심으로 건강기능식품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며 "기존 식품 회사들도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건기식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안착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미 제약사들이 오랜 기간 시장을 선점한 데다 플랫폼 업체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브랜드보다 기능성과 원료를 중심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식품사의 기존 브랜드 인지도만으로는 차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상당수 식품사는 건기식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적은 아직 미미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의 건강생활 사업 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 10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0.9%에 그쳤다. 농심 역시 1분기 라면과 스낵 매출이 전체 매출의 98%를 차지하는 등 건기식 사업의 비중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는 이미 제약업계 기존 강자들이 소비자 인식을 선점하고 있어 후발 브랜드가 존재감을 키우기가 쉽지 않다"며 "플랫폼과 제약사까지 경쟁하는 구조여서 시장 진입 자체보다 자리 잡는 과정이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구·개발과 기능성 원료 확보, 마케팅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신제품 출시와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비용이 꾸준히 투입되지만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아 투자 대비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식품업계는 건기식 사업을 축소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고령화와 건강 관리 수요 확대라는 구조적인 성장 요인이 여전히 유효한 데다, 일반 식품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미 구축한 생산 설비와 브랜드, 유통망 등도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자산으로 꼽힌다.
한 식품 회사 관계자는 "일반 식품은 수익률이 낮다. 반면 건강기능식품은 수익률이 높은 제약과 일반 식품의 중간 정도에 위치해 식품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다"며 "고령화에 따라 시장 성장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단기 성과만 보고 사업을 축소하기보다는 차별화된 원료와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