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무더위와 외식 물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식품업계의 여름면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매년 여름철마다 잘 팔렸던 냉면·비빔면·막국수 등에 더해 두유면, 콩면, 두부면, 곤약면 같은 대체면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이 한층 세분화되는 모습이다.
*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사들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냉장·냉동 냉면, 비빔면, 막국수, 밀면, 저칼로리 대체면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기존 비빔면 강자인 팔도는 지난 3월 '팔도비빔면 더 블루'를 선보였다. 기존 팔도비빔면보다 두꺼운 중면을 적용해 식감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라면업계는 막국수와 밀면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 농심은 지난 3월 '배홍동막국수'를 출시했다. 국산 메밀을 넣은 건면에 배홍동 특유의 매콤새콤한 비빔장, 들기름, 겨자를 더한 제품이다. 기존 배홍동비빔면의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하면서도 막국수라는 별도 카테고리로 여름면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오뚜기는 부산식 밀면을 간편식으로 재해석한 '진밀면'으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16일 정식 출시된 진밀면은 출시 54일 만에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넘어섰다. 밀가루에 고구마·감자 전분을 배합해 쫄깃한 식감을 살리고, 사골과 양지를 고아낸 육수를 적용했다.
여름면 시장이 커지는 배경에는 외식비 부담이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지역 냉면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2615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1만2115원보다 4.13% 오른 수준이다. 서울 냉면 평균 가격은 2022년 4월 1만원을 처음 넘어선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주요 평양냉면 전문점의 냉면 가격은 1만5000~1만8000원대까지 올라섰다.
◇ '저칼로리·저당·고단백' 대체면도 성수기 경쟁 가세
올해 여름면 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대체면의 부상이다. 과거 곤약면이나 두부면이 다이어트 식품에 가까웠다면, 최근에는 두유면·콩면 등으로 제품군이 넓어지며 냉면, 비빔국수, 콩국수, 샐러드면처럼 한 끼 식사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 늘고 있다.
풀무원은 식물성 지향 브랜드 '풀무원지구식단'을 통해 실온 저칼로리면 '슬림핏콩면'을 출시했다. 슬림핏콩면은 100% 국산콩으로 만든 면 제품으로, 1봉 150g 기준 25kcal다. 함께 선보인 '슬림핏콩면 시원깔끔 동치미냉면'과 '슬림핏콩면 매콤새콤 비빔면' 키트는 각각 1인분 기준 100kcal, 80kcal 수준으로 설계됐다. 풀무원은 두유면, 두부면에 이어 콩면까지 확대하며 대체면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두유 기반 대체면 '콩담백면'을 앞세웠다. 콩담백면은 2021년 출시된 두유 기반 대체면으로, 사리면 150g 기준 열량이 30kcal 수준이다. 당류 제로, 글루텐 프리 등을 강조하며 식단 관리 수요를 겨냥했다. 최근에는 여름 시즌을 맞아 '열무비빔국수'와 '열무물냉면' 2종을 출시했다. 두 제품은 콩담백면 사리에 비빔소스 또는 동치미 육수, 종가 열무김치를 함께 넣었다.
여름면 시장의 경쟁 포인트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외식보다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전문점 수준의 맛과 면발, 지역 특색, 영양 설계가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냉면 한 그릇 가격 부담을 피하면서도 단순한 대체재가 아니라 외식 메뉴에 가까운 완성도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사들은 면의 종류와 조리 방식도 세분화하고 있다. 냉장면 업체들은 갓 삶은 듯한 생면 식감을, 냉동면 업체들은 면과 육수·고명까지 갖춘 전문점형 제품을 강조한다. 라면업계는 비빔면 소스 경쟁에서 벗어나 메밀면, 중면, 건면, 밀면 등으로 식감을 차별화하고 있다. 대체면 업체들은 저칼로리, 저당, 글루텐 프리, 고식이섬유, 고단백 등을 전면에 내세워 식단 관리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외식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여름면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올해는 냉면과 비빔면뿐 아니라 막국수, 밀면, 대체면까지 제품 선택지가 넓어져 업체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