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이 고령화 시대의 단백질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생선 등 수산물에서 얻는 단백질이 근감소와 노쇠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소개되면서, 식품업계에서도 '블루푸드'와 '블루프로틴'의 영양학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일 동원그룹은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한국식품과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블루푸드와 블루프로틴의 영양학적 가치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 세션을 개최했다. 세션에는 해양생명과학, 식품영양학, 식품공학 분야 연구자들이 연사로 참석해 수산 단백질의 영양학적 가치와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논의했다.
블루푸드는 수산물 등 해양에서 얻는 식품을 뜻한다. 블루프로틴은 생선 등 수산물에서 얻는 단백질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고령화에 따른 근감소와 노쇠, 단백질 섭취 부족 문제가 식품업계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수산 단백질이 대안 단백질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세션의 좌장은 동원그룹의 식품 분야 중앙연구소인 동원식품과학연구원의 이기웅 원장이 맡았다. 김양하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수산물 섭취와 노쇠 예방'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한국 노인의 단백질 섭취 실태를 분석했다.
김 교수는 "생선과 나물류를 자주 섭취하는 한국 여성 노인의 경우 식습관을 통해 자연스럽게 노쇠를 예방하고 있으나 만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다른 연령대에 비해 단백질 섭취가 충분하지 않다"라고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65세 이상을 제외한 연령대의 한국인은 전체 단백질 가운데 동물성 단백질을 평균 57.5% 섭취하는 반면, 65세 이상 노인은 이 비중이 36%로 낮아졌다. 단백질 섭취 감소는 근감소와 노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수산 단백질이 고령층에 적합한 단백질 공급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산 단백질은 소화흡수율이 높고 필수아미노산 조성이 우수해 고령층의 노쇠 예방에 효과가 있는 단백질 공급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 생선류를 비롯한 수산 단백질, 즉 블루프로틴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다랑어, 단순 단백질 넘어 근육 대사 조절 가능성"
류보미 부경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가다랑어의 영양학적 가치에 주목했다. 류 교수는 '해양 단백질: 가다랑어의 영양학적 재발견'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가다랑어는 근육 대사를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블루푸드 기반의 전략적 단백질"이라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가다랑어 등 참치류가 아미노산의 일종인 히스티딘을 다른 단백질원보다 약 4.6배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산 단백질이 육상 단백질보다 소화 흡수에 유리한 펩타이드를 갖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가다랑어 유래 펩타이드가 근육세포의 분화와 성숙 지표에서도 두드러진 특성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했다.
전유진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교수는 올리브광어 수리미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뼈, 껍질, 머리 등 부산물을 기능성 소재로 활용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그는 수산 가공 부산물을 효소 처리해 근감소증과 경도인지장애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저분자 펩타이드 소재로 추출하는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세포 및 동물 실험에서 해당 펩타이드가 근육 형성과 기능을 개선하고, 지질대사 조절을 통해 근육과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수산 가공 부산물을 단순 폐기하지 않고 건강노화 기능성 원료로 전환하면 산업적 활용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는 이날 '참치의 건강 이점과 안전성 위험의 균형: 화학적 관점에서의 종합적 고찰'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해양 생태계에서 상위 포식자인 참다랑어 섭취 시 수은 등 중금속 축적에 대해 여전히 선입견을 가진 소비자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가 섭취하는 참치통조림은 가다랑어로 이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가다랑어에는 셀레늄 등 유익한 성분이 많아 독성을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통조림 형태로 가공된 참치는 횟집에서 판매되는 생참치나 일반 가열 조리된 참치에 비해 수은의 생체접근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참치가 단백질과 비타민, 지방산 등 영양학적 장점을 갖춘 식품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수은 등 안전성 우려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어종과 가공 방식, 실제 섭취 형태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이날 세션은 수산물이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고령화와 단백질 부족, 식량 안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 식품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졌다. 동원그룹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블루푸드와 블루프로틴의 영양학적 가치뿐 아니라 수산 식품의 산업적 확장 가능성을 함께 알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