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몽골과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해왔다면, 최근엔 일본과 미국 등 커피 소비가 일상화된 선진 시장까지 공략 범위를 넓혔다. 국내 저가 커피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해외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으려는 행보다.

일러스트=챗gpt

30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더벤티는 지난 21일 필리핀 현지 식음료(F&B) 기업 제이제이알 브라더스 푸드(JJR BROTHERS FOOD CORP.)와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했다. MF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특정 국가·지역의 현지 파트너사에게 브랜드 사용권과 운영 시스템을 통째로 부여하고 그 대가로 가맹비·로열티 등을 받는 해외 진출 방식이다. 더벤티는 올해 3분기 중 필리핀 1호점을 열 계획이다.

필리핀은 캐나다, 베트남, 요르단, 미국에 이어 더벤티가 5번째로 진출한 국가다. 필리핀은 젊은 소비층이 두텁고 외식·카페 문화가 활발해 다양한 음료 메뉴와 가격 경쟁력을 선보이는 저가 커피 브랜드가 진출하기 적합한 시장으로 꼽힌다.

최근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회사는 몽골과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해외 사업 기반을 다지고, 일본과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벤티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미국 라스베이거스 1호점 개장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더본코리아(475560)가 운영하는 빽다방도 올해 하반기 일본 1호점 개장을 목표로 현지 커피 시장과 주요 경쟁 브랜드, 상권별 소비 패턴 등을 조사해 구체적인 운영 전략을 세우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 방안도 모색 중이다.

메가MGC커피도 해외 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지난해 일본법인 '메가MGC재팬'을 설립했고, 일본 진출 시점과 운영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머드커피는 이미 일본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도쿄 주요 상권에서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앞세워 가성비 전략을 펼치고 있다.

몽골 울란바토르에 있는 메가MGC커피 5호점. /메가MGC커피 제공

이처럼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일본과 미국 시장에 눈을 돌리는 건 국내와 비슷한 커피 소비 문화가 형성돼 있으면서도 시장 규모와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출근길이나 점심시간에 편의점·카페에서 커피를 사 마시는 문화가 자리 잡은 시장이다. 미국은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대표적인 커피 소비 시장이자, 케이(K)푸드·콘텐츠 확산으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일본 시장은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층도 있어 대용량·중저가 커피를 앞세운 국내 브랜드가 진입할 틈새가 있는 시장으로 평가된다"며 "미국은 한인 교민과 K콘텐츠에 익숙한 소비층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쌓은 후 현지 소비자까지 고객층으로 넓힌다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내수 시장 성장세 둔화도 이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다. 메가MGC커피와 빽다방, 더벤티, 컴포즈커피 등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출점하면서 국내 저가 커피 시장은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도심과 주거지 상권 곳곳에 저가 커피 매장이 들어서면서 국내 시장 내 저가 커피 출점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추세"라며 "여기에 원두·우유 등 원재료 가격 상승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저가 커피 브랜드들도 해외 진출을 승부수로 던지게 된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동남아시아와 몽골 등 신흥시장이 해외 사업 모델을 시험하는 무대였다면, 일본과 미국은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장으로 본다. 두 시장 모두 커피 소비 빈도가 높고 경쟁 브랜드가 많은 만큼 단순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안착하기 어렵다.

카페업계 관계자는 "국내 저가 커피 브랜드의 해외 진출은 단순 매장 수를 늘리기 위한 외형 확장보다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묘책에 가깝다"며 "일본과 미국 등 성숙 시장에 안착할 경우 다른 국가로 확장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저가 커피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만큼, 이들의 해외 진출은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필수 선택"이라며 "동남아시아·몽골에서 해외 사업 기반을 다졌다면, 일본과 미국은 브랜드 경쟁력과 수익성을 검증받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K푸드·콘텐츠 확산으로 한국 브랜드에 관심도 높아진 만큼, K커피 브랜드가 승부수를 띄우기에도 적절한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