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란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제과·제빵업계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계란값 상승만으로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면서도, 고환율과 국제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누적된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수익성 압박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3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유통정보 다봄에 따르면 이달 특란 10구 전국 평균 소매가는 522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786원) 대비 38.6%, 지난달(4476원) 대비 16.7% 올랐다. 특히 특란 10구의 월평균 소비자 가격이 5000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22년 3월부터 지난 4월까지 3000원대를 유지하던 특란 10구 가격은 지난달 4000원을 넘어선 데 이어, 같은 달 28일부터 지난 19일까지 매일 평균 5000원대를 기록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와 산란계 감소, 여름철 산란율 저하 우려 등이 가격 상승 배경으로 꼽힌다. 계란은 카스텔라와 케이크, 식빵, 샌드위치, 페이스트리 등 다양한 제과·제빵 제품에 사용되는 핵심 원재료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의 가격 상승이 곧바로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계란 가격이 오르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지만 사실 계란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환율 영향으로 안 오른 원재료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전체적인 비용이 상승했고, 계란은 그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과거 AI 사태 당시와 비교하면 상황도 다소 다르다. 2016~2017년에는 산란계 대규모 살처분으로 계란 공급 자체가 부족해지면서 당시 SPC(현 상미당)가 카스텔라와 머핀, 롤케이크 등 계란 사용량이 많은 일부 품목의 생산을 일시 중단하는 등 업계 전반이 원재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비해 현재는 계란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공급난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수입 계란 확대 등 수급 안정 대책을 병행하면서 과거와 같은 생산 차질 사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당시보다 경영 여건이 오히려 더 복합적으로 악화됐다고 토로한다. 코코아와 버터, 밀가루, 포장재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이미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다 고환율과 물류비 부담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계란값 상승이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원부자재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어 원가 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로 가격 인상에도 부담이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 환경"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주요 식품·베이커리 업체들이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하거나 동결하면서 원가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계란값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관리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는 원재료 조달 전략을 다변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는 구매처를 다양화하거나 대체 원료를 검토하는 것이 기본적인 대응"이라며 "해외 조달처를 확대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해 원가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 다른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생산에 차질이 생길 정도의 상황은 아니며 계란 수급과 가격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수입처 다변화 등을 통해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