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름이 북미 소비자 장바구니에 담기기 시작했다. 한식을 직접 만들어 먹거나 한국식 바비큐(K-BBQ)를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한국 음식의 풍미를 더하는 참기름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국내 식품기업들도 북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일러스트=챗gpt

19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참기름 수출액은 614만달러(한화 약 9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 물량은 657톤(t)으로 47.6% 늘었다. 금액과 물량 모두 동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이 같은 성장세는 북미 시장이 이끌고 있다. 올해 1~4월 대미(對美) 참기름 수출액은 260만달러(약 39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0.8% 증가했다. 캐나다 수출액은 60만달러(약 9억원)로 249% 늘었다. 미국은 전체 참기름 수출액의 41.7%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미국과 캐나다를 합친 비중은 전체 수출액의 51.3%에 달한다.

이처럼 북미 지역에서 참기름 수출이 늘어난 배경엔 한식을 직접 조리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점이 꼽힌다. 과거에는 라면과 김 등 완제품 중심으로 케이(K)푸드를 접했다면, 최근에는 집에서 직접 한식 레시피에 따라 요리해보는 수요가 늘면서 참기름과 고추장, 쌈장 등 조리용 식재료 소비가 함께 늘었다는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에서 냉동 김밥이 인기를 끌면서 김밥 재료를 직접 사다가 해 먹는 경우가 많아졌다. 참기름도 그 재료 중 하나"라며 "비빔밥도 한식당 메뉴를 넘어 가정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는 한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피니싱 오일(Finishing oil)'로 참기름 수요가 늘고 있다"고 했다.

K-BBQ 열풍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미 지역에 한국식 바비큐 전문점이 늘어나면서, 삼겹살과 갈비 등을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 먹는 방식이 알려져 참기름에 대한 인지도도 같이 높아진 것이다. 방한 중 한 방송에 출연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삼겹살을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K푸드 열풍에 힘입어 한국 참기름 수출이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의 참기름 판매대의 모습. /연합뉴스

식품업계는 참기름의 다음 성장 무대로 북미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성숙 단계에 접어든 국내 참기름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국내 참기름 시장 점유율 1위인 오뚜기(007310)는 북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오뚜기에 따르면 올해 1~4월 미국 내 참기름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증가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 판매도 소폭 늘어나는 추세"라며 "아직 참기름 활용법을 잘 모르는 현지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참기름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현지 유통 채널 입점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CJ제일제당(097950)은 비비고 브랜드를 통해 구축한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참기름을 포함한 소스·조미료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참기름 해외 매출 비중은 최근 2년간 13%포인트(p) 증가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해외 시장에서 참기름을 포함한 소스·조미료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대상(001680)도 북미 시장 확대에 공들이고 있다. 대상에 따르면 참기름 글로벌 매출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약 60% 증가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을 주요 수출국으로 보고 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K푸드가 세계적으로 각광받으면서 참기름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는 분위기"라며 "최근엔 건강한 식생활을 추구하는 웰니스(Wellness)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참기름이 가진 고소한 풍미와 건강한 이미지도 부각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보면, 올리브 오일처럼 다양한 음식에 활용되는 식재료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