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6월 18일 오전 5시 21분 조선비즈 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최근 저당·웰니스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이 식품을 고를 때 칼로리와 당류, 카페인 등 영양 성분을 확인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일부 커피 프랜차이즈는 여전히 홈페이지에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한국소비자원의 개선 권고 이후에도 일부 업체가 홈페이지에서 메뉴별 영양 성분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시내의 한 카페에서 판매되는 커피. /연합뉴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2022년 전국 2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는 커피·음료 프랜차이즈 29곳을 조사해 감성커피, 매머드익스프레스, 셀렉토커피, 쥬씨, 컴포즈커피, 텐퍼센트커피, 하삼동커피 등 7개 브랜드가 홈페이지 등에 영양 성분을 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개선을 권고했다. 당시 소비자원은 당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비만과 당뇨, 고혈압 등 질병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커피·음료 전문점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제품의 당 함량을 정확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조선비즈가 2026년 6월 현재 각 브랜드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매머드익스프레스와 셀렉토커피, 컴포즈커피는 열량, 카페인·당 함량 등 영양 성분 정보를 공개하고 있었지만, 감성커피, 쥬씨, 텐퍼센트커피, 하삼동커피 등은 여전히 홈페이지에서 메뉴별 영양 성분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최근 카페 업계에서는 스무디와 프라페, 에이드 등 당 함량이 높은 음료가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일부 제품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하루 첨가당 권장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의 당을 포함하고 있어 소비자가 영양 정보를 확인하지 못할 경우 건강한 메뉴로 오인하거나 과도한 당을 섭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외식업체 자율 영양 성분 표시 지침'을 통해 열량과 당류, 단백질, 나트륨 등의 표시를 권고하고 있지만 의무 규정은 아니다. 이 때문에 업체별 정보 공개 수준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으며, 스타벅스 등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는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영양 성분을 상세히 제공하는 반면 일부 브랜드는 소비자가 관련 정보를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

컴포즈커피의 경우 최근 홈페이지 재정비를 통해 영양 성분 표시를 추가했다.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대표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영양 성분을 표시하고 있었다. 홈페이지 중 메뉴별 영양 성분 표시 페이지는 정보 제공 방식을 개선하는 등 재정비했다"며 "영양 성분 정보 공개 및 표시 방법과 관련한 사항은 한국소비자원과 소통 및 협의를 거쳐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현재 국내 커피 및 음료 소비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영양 성분 표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만 의무 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한국소비자원에서 지속적으로 조사하면서 미흡한 사업자들에게 강력하게 권고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식약처 관계자 역시 "현재 자율로 운영되고 있지만 식약처 차원에서 영양 성분 데이터베이스를 자영업자들에게 제공하고, 관련 컨설팅,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 해외는 영양 정보 표시 의무화

해외에서는 국내보다 적극적인 제도도 운용되고 있다. 미국은 연방 차원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체인 음식점에 메뉴별 열량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뉴욕시와 캘리포니아주 등 일부 지방정부는 나트륨 경고 문구 부착 등 추가적인 소비자 정보 제공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소비자가 주문 단계에서 영양 정보를 쉽게 확인하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싱가포르도 카페와 식당에서 판매하는 음료를 대상으로 당·포화지방 함량에 따라 영양 등급(A~D)을 부여하고, 당 함량이 높은 제품은 등급과 영양 정보를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일부 고당 음료는 광고까지 제한해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등은 가당 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세'를 도입해 제조사의 당 저감과 소비 감소를 유도하고 있다.

업계 내부에서도 정보 공개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당류 함량은 원재료 특성과 제품 콘셉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소비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업계 전반적으로 노력하고 영양 성분 공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영양 성분 표시를 전면 의무화할 경우 영세 사업자의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소규모 카페나 규모가 작은 프랜차이즈는 영양 성분 분석과 표시를 위한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을 수 있다"며 "무작정 의무화하기보다는 영양 성분 표시를 잘 실천하는 기업을 알리는 캠페인이나 인센티브 등을 통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일정 규모 이상의 프랜차이즈에 영양 성분 표시를 적용하고, 그 외 사업자에 대해서는 권고와 장려를 병행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