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 공급이 줄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내산 계란 한 판 가격은 7400원을 넘어섰고, 일부 지역에서는 8000원에 가까운 수준까지 올랐다.
가격 불안이 이어지자 대형마트는 정부 할인 지원이 적용되는 계란에 대해 '1인 1판' 구매 제한을 시행하고 있으며, 정부도 브라질산 계란을 처음으로 들여오는 등 수급 안정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산 특란 30구 평균 소매가격은 744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037원보다 5.7%, 평년 가격 6986원과 비교하면 6.5%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 가격 편차도 컸다. 계란값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기로, 국내산 특란 30구 평균 가격이 7957원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500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제주와 강원도 비교적 높은 가격대를 보였다. 반면 대구는 6727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경남과 서울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형성했다. 가장 비싼 경기와 가장 저렴한 대구의 가격 차이는 1230원에 이르렀다.
계란 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겨울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줄어든 데다, 공급 회복 속도도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산란계 생산 기반이 회복되는 7월 이후에야 계란 생산량이 전년 수준을 회복하고, 가격도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부화용 종란 1700만개가 수입되면서 병아리 입식이 늘고 있다. 지난 1~4월 병아리 입식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다.
계란값 부담이 커지면서 유통업계도 물량 관리에 들어갔다. 이마트(139480)와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는 농식품부 할인 지원이 적용되는 일부 특란 30구 제품에 대해 10일까지 '1인 1판' 구매 제한을 시행 중이다. 트레이더스도 점포별 재고 상황에 따라 고객 1명당 최대 2판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수입산 계란 도입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4월부터 태국산과 미국산 계란을 판매해 왔고, 롯데슈퍼도 지난달 미국산 계란을 선보였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태국산 신선란 판매를 검토 중이다.
정부 역시 수입선을 넓히고 있다. 농식품부는 기존 미국산과 태국산에 더해 브라질산 계란까지 추가로 수입해 총 2000만개를 들여올 계획이다. 브라질산 계란 수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일까지 국내에 반입된 수입 계란은 미국산 562만개, 태국산 337만개 등 총 899만개다.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할인 지원도 연장된다. 정부는 계란 한 판당 1500원을 할인해주는 지원 정책을 다음 달 1일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또 오는 10일까지 계란을 비롯해 쌀, 소고기, 돼지고기 등 주요 농축산물 10개 품목에 대한 할인 지원을 계속하고, 닭고기와 돼지고기 할당관세 적용 물량도 늘려 축산물 공급 안정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