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이 글로벌 두부 사업 확대에 힘입어 해외에서 외형을 키우고 있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화 전략과 건강식 트렌드에 힘입어 실적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일본 시장에서는 매출 감소와 적자가 이어지며 해외 사업 전반의 수익성 개선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풀무원은 일본 생산시설 통폐합과 현지 사업 재편에 나서며 수익성 회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풀무원 일본법인 아사히코에서 판매 중인 두부바 제품 사진. /아사히코 홈페이지 캡처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6669억원으로 전년(6352억원) 대비 약 5% 증가했다. 그러나 일본 법인 매출은 866억원으로 전년(983억원) 대비 약 12% 감소했다. 2023년 1099억원에서 지난해 1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풀무원이 진출한 주요 해외 시장 가운데 일본만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흐름은 비슷했다. 풀무원 해외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한 1898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사업 영업손익도 지난해 1분기 53억원 적자에서 올해 3000만원 적자로 개선되며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회복했다. 반면 일본 법인 매출은 197억원으로 전년 동기(222억원) 대비 11.3% 감소했다.

문제는 일본 시장 자체가 침체 국면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에서는 단백질 보충식품과 건강 간편식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는 건강 관리와 단백질 섭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단백 간식과 기능성 식품 시장이 세분화되는 추세다.

풀무원이 일본에서 선보인 대표 제품인 '두부바' 역시 초기에는 큰 인기를 끌었다. 일본 편의점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으며 누적 판매량 7000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쟁 제품 증가와 단백질 간편식 시장 확대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일본 시장 특유의 경쟁 구조도 부담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두부가 이미 일상 식문화에 깊게 자리 잡은 성숙 시장인 데다 현지 식품업체들도 다수 포진해 경쟁 강도가 강하다는 것이다. 시장 자체는 성장하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유율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의 부진은 풀무원의 글로벌 사업 구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해외 사업은 미국 의존도가 높은 구조인데, 일본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미국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사업은 손익분기점에 근접하거나 일부 흑자를 내고 있지만 일본 적자가 지속되면서 해외 사업 전체 기준으로는 아직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구축하지 못한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 사업은 상대적으로 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풀무원은 1991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뒤 두부 중심의 신선식품 사업을 확대해왔지만, 짧은 유통기한에 따른 폐기 비용과 물류비 부담으로 장기간 적자가 지속됐다. 이후 냉동만두·냉동간편식·냉동면류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며 비용 구조를 개선했고, 그 결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흑자 전환 흐름에 들어섰다. 중국 법인 역시 파스타와 냉동김밥 등 고마진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온라인·회원제 채널을 강화하면서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풀무원USA 풀러튼 공장 전경. /풀무원 제공

이에 따라 풀무원은 일본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두부바 생산 공장을 기존 5개에서 3개로 통폐합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도 간편식과 건강 간식 중심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재편을 진행 중이다. 비용 절감과 함께 신규 수요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순한 구조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일본 건강식 시장 경쟁이 빠르게 심화되는 만큼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풀무원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미국·중국·일본 핵심 시장 턴어라운드와 함께 유럽·캐나다 시장 확장을 통해 글로벌 성장 기반을 넓혀가겠다고 밝힌 만큼 일본 사업 정상화 여부가 향후 글로벌 전략의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일본은 현지 소비 위축과 고정비 부담 영향으로 수익성 개선이 더딘 상황"이라며 "생산 합리화와 원가 구조 개선을 통해 저수익 구조에서 탈피하고 수익 중심 사업 구조로 단계적으로 재편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케이(K)푸드 및 상온 제품군 확대를 통해 사업 전반의 수익성 회복과 흑자 전환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