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6월 11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통·식음료업계가 마케팅 채비에 나섰다. 과거 월드컵이 거리 응원, 단체 관람을 중심으로 '월드컵 특수'를 누렸다면, 이번에는 경기 시간과 소비문화 변화 등의 영향으로 공격적인 마케팅보다는 효율 중심 전략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월드컵 마케팅과 함께 국가대표팀 주장인 손흥민 선수를 활용한 스포츠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웰푸드(280360)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월드콘', 도미노피자 등은 홍보 모델로 손흥민 선수를 발탁했다. 하이트진로(000080)도 맥주 '테라' 모델로 손흥민 선수를 선정해 특별 에디션 제품을 선보였다.
다만 과거처럼 업계 전반이 대규모 프로모션 경쟁에 뛰어드는 분위기는 사그라들었다. 업계에서는 별도 월드컵 전용 할인 행사나 TV 광고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보다는 기존 앱 할인, 멤버십 쿠폰, 브랜드데이 행사 등을 그대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비용 부담이 큰 신규 캠페인 대신 이미 운영 중인 상시 프로모션에 월드컵 수요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방식이다. 굿즈 증정이나 팝업 이벤트, 직관 응모 행사 등 상대적으로 비용 효율이 높은 체험형 마케팅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북중미 월드컵의 경기 시간대가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주요 경기가 국내 기준 오전 시간대에 열리면서 외식·주류 소비 확대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는 밤 시간대 경기 편성 효과로 bhc치킨은 월드컵 경기 당일 매출이 전월 같은 날 대비 2배로 늘어난 바 있다. BBQ치킨 역시 매출이 1.7배 증가했고, 교촌치킨 매출은 전월 대비 1.4배 늘었다.
반면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오전 경기 위주 일정으로 과거 같은 소비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가정 시청과 소규모 소비문화가 정착된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체 주문 중심 소비보다 개인 단위 소비가 늘어나면서 월드컵 특수 자체의 파급력이 과거보다 약해졌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프로야구 등 효과가 검증된 스포츠 마케팅에 예산을 분산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은 치킨을 시켜 먹으면서 단체 응원을 하기 좋은 시간대가 아니다. 예전처럼 밤늦게 호프집이나 식당에 모여 응원하는 분위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부담도 기업들을 신중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FIFA 관련 표현이나 이미지를 활용하려면 별도의 라이선스 비용이 발생하는데, 흥행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 공식 스폰서가 아닌 기업들은 '월드컵'이라는 표현 대신 '축구 시즌', '국가대표 응원' 등의 표현을 활용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준비하기보다는 기존 앱 할인이나 브랜드데이 같은 효율 높은 마케팅을 유지하는 방향"이라며 "고물가 상황에서 비용 대비 효과가 중요한 만큼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접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손흥민·이강인 등 대표팀 스타 선수들에 대한 팬덤과 국가대표 경기에 대한 관심도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대표팀 성적이나 분위기에 따라 소비 심리가 달라질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보다는 한정판 굿즈와 체험형 이벤트 등 실속형 프로모션 중심으로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월드컵 특수를 노린 마케팅보다 출혈이 덜한 상시 프로모션에 집중하는 분위기"라며 "상시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월드컵 기간 중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자연스럽게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