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수준과 저변을 높이고 시장을 리딩하는 브랜드로 도약하겠다.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40분 경기 포천시 가산면에 있는 '벤슨(Benson)' 포천 생산센터에서 진행된 '벤슨 론칭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윤진호 베러스쿱크리머리 대표는 "현재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은 탈지분유와 인공 첨가물을 사용하는 제품 중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베러스쿱크리머리는 벤슨 운영사로 한화갤러리아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윤진호 베러스쿱크리머리 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경기 포천시 가산면에 있는 '벤슨(Benson)' 포천 생산센터에서 진행된 '벤슨 론칭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민영빈 기자

벤슨은 김동선(37)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선보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다. 김 부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지난해 5월 서울 강남 압구정로데오역 인근에 1호점을 연 이후 서울역·용산·잠실·수원·화곡·신림 등에 추가 출점하면서 현재 21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벤슨은 2023년 한화갤러리아 내부 아이스크림 태스크포스(TF) 팀에서 시작됐다. 2024년 포천 생산센터 부지 계약과 착공을 거쳐 지난해 4월 준공과 동시에 시제품·품질 테스트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벤슨 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윤 대표는 "맛과 품질이 압도적인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해 외부 생산(OEM)이 아니라 자체 생산 방식으로 방향을 정했다"며 "원유부터 제조 공정까지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벤슨 포천 생산센터는 원유 가공부터 제조·포장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원스톱 생산 시설'이다. 일관된 맛과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센터의 생산 라인은 원유와 생크림을 혼합하는 배칭(Batching) 탱크와 살균 설비, 숙성 공정인 에이징(Aging) 탱크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한화로보틱스 협동 로봇과 산업용 로봇을 도입해 아이스크림 컵 충진(용기에 내용물을 채우는 작업)·포장 작업을 자동화했다.

남궁봉 벤슨 포천 생산센터장은 "누가 어느 시간에 작업하더라도 동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정 작업을 설계했다"며 "특히 수동 공정이었다면 포장 구역에만 4명이 작업했겠지만, 현재는 직원 1명과 산업용 로봇으로 충분한 수준이다. 자동화 설비를 통해 공간 활용과 인력 효율을 동시에 높인 것"이라고 했다.

벤슨(Benson) 포천 생산센터 내 생산 공정 모습. /민영빈 기자

벤슨 포천 생산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남궁 센터장은 "컵·파인트·미니 등 소용량 제품 기준 하루 최대 2만1000개까지 생산 가능하다"며 "현재 설비 기준으로 100개 매장 수준까지 충분히 대응 가능한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생산 공정 설명 이후엔 오버런(공기 함량)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비교 시연도 진행됐다. 벤슨 측은 같은 크기의 용기에 담긴 벤슨 제품과 타사 아이스크림의 무게를 비교했다. 벤슨 제품은 원재료가 약 3445g, 타사 제품은 약 2473g으로 측정됐다. 조현철 벤슨 연구·개발(R&D) 팀장은 "벤슨은 오버런을 약 40% 수준으로 낮춰 공기보다 원재료 비중을 높인 제품"이라며 "같은 양을 먹더라도 더 밀도 있는 식감과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벤슨은 향후 수도권 중심으로 출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7월까지 30개 점포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윤 대표는 "브랜드 론칭 초기엔 인지도 차원에서 강남 중심으로 출점했지만, 최근에는 신림·화곡 등 강남권 외 지역으로도 확대하고 있다"며 "2027년까지 점포 100개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래픽=손민균

◇ 500억원 투자한 벤슨… 김동선의 독자 브랜드 실험 본격화

업계에선 벤슨을 김동선 부사장의 독자 식음료(F&B) 브랜드 전략의 핵심 축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벤슨은 브랜드 기획부터 생산·매장 운영까지 직접 맡는 독자 브랜드로, 김 부사장이 국내에 들여온 미국 프리미엄 수제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사업과는 다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달 베러스쿱크리머리에 170억원을 추가 출자하기로 했다. 납입이 완료되면 벤슨의 누적 투자금은 500억원에 달한다. 이는 한화갤러리아가 신사업으로 키운 파이브가이즈 운영사 에프지코리아 투자액의 2배를 웃도는 규모다. 파이브가이즈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뷔페 브랜드 '테이크(TAKE)' 등 외식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윤 대표는 "벤슨은 출시 초기부터 김동선 부사장의 관심과 애정이 많았던 브랜드"라며 "지금도 제품 맛과 품질에 대한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 부사장은 마케팅보다 제품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제품력이 좋으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방향성을 계속 조언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 속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성장 가능성에 대한 물음도 나왔다. 윤 대표는 "프리미엄 시장 자체가 불황이라는 이유로 무너진다고 보진 않는다"며 "고객들이 더 신중하게 소비하는 만큼, 맛과 품질이 확실한 제품을 찾는 흐름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벤슨은 당분간 로드숍과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브랜드 경험을 전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대표는 "배달·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등 채널 확대·확보 자체엔 가능성을 열고 있지만, 편의점이나 온라인은 할인·프로모션 중심 구조가 강하다"며 "당분간은 로드숍과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벤슨 포천 생산센터에서 선보인 아이스크림. /민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