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제맥주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산 기반 수제맥주 브랜드 와일드웨이브가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최근 서울 성수동 기반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파산 선고를 받은 데 이어 1세대 수제맥주 업체들이 연이어 무너지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와일드웨이브는 최근 부산회생법원에 파산 신청을 하고 관련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15년 설립돼 2017년 양조장 운영을 시작했지만, 이후 적자가 쌓이면서 경영난이 심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와일드웨이브 대표 사워맥주 '설레임'. /와일드웨이브 홈페이지

와일드웨이브는 갈매기브루잉, 고릴라브루잉 등과 더불어 부산을 대표하는 수제맥주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최초로 사워·와일드 맥주를 선보이며 마니아층을 확보해 왔다. 사워·와일드맥주는 일반 맥주보다 신맛이나 독특한 풍미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와일드웨이브는 대표 맥주 '설레임'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 회사는 그동안 유통망 확대를 위해 투자를 지속해 왔다. 양조장 규모를 키우고, 캔 맥주 생산 설비도 구축했다. 2023년에는 부산 영도에 신규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지만, 해당 매장은 지난해 11월 말 영업을 종료했다.

코로나 시기 급성장한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최근 급격히 위축되는 분위기다. 편의점 수제맥주 경쟁이 과열된 데다 하이볼 등으로 주류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중소 업체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추세다.

앞서 성수동 기반의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지난달 21일 서울회생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 지난해 8월 기업회생절차를 시작한 지 8개월 만이다. 2016년 설립된 어메이징브루잉은 회생 절차를 통해 인수·합병(M&A)을 추진했지만 끝내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곰표 밀맥주로 알려진 세븐브로이맥주도 지난해 6월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한 이후 회생 계획안 제출이 연이어 미뤄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브롱스를 운영하는 와이브루어리가 실적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1월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김관열 와일드웨이브 대표는 "누적된 적자가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됐다"며 "도매상, 협력사 및 투자자에게 더 큰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법적인 절차를 통해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