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홀튼이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은 '캐나디안 컴포트 푸드'입니다. 고객들이 팀홀튼에서 편안하면서도 새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메뉴 기획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은 팀홀튼의 글로벌 본사 메뉴를 그대로 들여오는 단계를 넘어, 전 세계 매장에 레시피를 제안하는 '메뉴 개발 허브'가 됐습니다."

지난달 29일 조혜민 팀홀튼코리아 상품기획팀장이 서울 종로구에 있는 팀홀튼코리아 본사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팀홀튼 제공

캐나다의 '국민 커피'로 불리는 팀홀튼이 한국 진출 3년 차를 맞아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팀홀튼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조혜민 상품기획팀 팀장은 "소비자들이 팀홀튼이 추구하는 철학에 온전히 공감하고 동화되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팀장은 국내 주요 카페 브랜드에서 상품기획자로 17년간 근무했다. 지난해 팀홀튼에 합류했다.

팀홀튼은 지난 2023년 12월 강남대로에 1호점인 신논현점을 열며 국내 사업의 포문을 열었다. 전 세계 20개국, 60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조 팀장은 "팀홀튼이 국내 출범한 후 2년 동안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한국에서 구현하고 학습하는 시간이었다"라며 "이를 체화한 바탕 위에 작년부터 본격적인 현지화 작업을 가동하고 있다. 올해는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팀 홀튼은 최근 한국 소비자의 취향과 식문화에 맞춘 독자 개발 메뉴를 대거 선보이고 있다. 조 팀장은 "한국 시장에 팀홀튼이 출범한 후 2년간 나온 신제품 수보다 올해 상반기 안에 나올 신제품 수가 2배가량 많다"라고 했다.

한국에서 기획한 메뉴가 해외 매장으로 역수출되는 성과도 생겼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로 역수출된 '시티 캠페인' 메뉴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본사에서도 한국 시장을 단순한 현지 법인이 아니라, 빠른 트렌드를 실험하고 메뉴 방향성을 제안하는 허브로 보기 시작했다는 게 조 팀장의 설명이다.

한국 전용 메뉴 라인업을 늘리기 위해 팀홀튼은 매주 100종 이상의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1차로 20여개를 추려 또다시 품평회를 진행하고, 실제 제품화가 가능한지 등을 검토하면 최종적으로 5개 메뉴 정도가 뽑힌다. 전 매장에 5평 남짓의 전용 주방 '팀스 키친(Tim's Kitchen)'을 운영하며 주문 즉시 조리하는 방식도 품질을 우선시하는 팀홀튼만의 특징이다.

조 팀장은 "메뉴 기획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이 메뉴가 팀홀튼스러운가'다. 맛있고 트렌디해도 팀홀튼스럽지 않으면 과감하게 탈락시킨다"라며 "'캐나디안 컴포트 푸드'라는 철학 아래 맛과 시각적인 부분, 소비자들이 제품을 즐기는 상황까지 고려한다"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ㅡ로컬 메뉴 개발 비중이 크게 늘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처음부터 로드맵이었다. 팀홀튼은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지만, 실제로 경험해 본 사람이 많지 않았다. 처음에는 '우리 브랜드가 이런 것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시기였다. 지금은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고 생각한다. '팀홀튼이 이런 제품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 매장 내 조리 공간인 '팀스 키친'은 초창기부터 모든 매장이 갖추고 있었다. 비용 면에서는 비효율적일 수 있지만 팀스 키친 덕분에 높은 품질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ㅡ신제품 개발 프로세스가 궁금하다. 매주 100종 이상을 테스트한다고 들었다.

"맞다. 플랜 A부터 B, C, D까지 여러 개의 패를 동시에 갖고 가기 위해서다. 의사결정을 하고 원료를 발주해 들여오는 사이 시장의 판도가 달라지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다. 예컨대 도넛의 경우 원재료가 해외에서 들어오는 데 최소 4개월이 걸린다. 요즘처럼 국제 정세가 불안정하면 기간이 더 늘어난다. 반면 한국 트렌드는 매우 빠르다. 이 속도에 맞추기 위해 다양성을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다. 실제로 매장에 출시되는 건 100개 중 확률적으로 5개 정도다."

지난달 29일 조혜민 팀홀튼코리아 상품기획팀장이 서울 종로구에 있는 팀홀튼코리아 본사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팀홀튼 제공

ㅡ테스트하는 메뉴는 어떤식으로 구성되나.

"100종 중 30% 정도는 아직 한국에 소개하지 못한 글로벌 제품을 한국 버전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칠리 수프가 그런 경우다. 한국 기준에서 들여오기 어려운 원재료가 있거나, 생산 방식을 바꿔야 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30%는 급변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아이디어 제품이다. 예컨대 우베를 활용해 음료로 만들지, 도넛으로 할지, 제3의 유형으로 할지 고민하는 식이다. 나머지 40% 정도는 샌드위치, 샐러드 같은 기본 구색을 확장하고 변주하는 작업이다."

ㅡ가장 엄격하게 보는 기준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기준은 '팀홀튼스러운가'이다. 한 마디로 정의하긴 쉽지 않지만 천편일률적인 카페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만의 한 끗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차이는 맛에서 나올 수도 있고, 시각적인 완성도나 고객이 제품을 즐기는 상황에서 만들어질 수도 있다.

글로벌 가이드도 충족해야 한다. 팀홀튼은 제품의 향과 조리법, 매뉴얼까지 정교하게 설계한다. 원재료별 크기 기준을 정해둘 정도다. 칠리 수프의 경우 매장에서 조리할 때 수프 향이 아닌 커피 향이 여전히 공간을 채울 수 있도록 향의 강도도 조정했다. 카페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이런 기준을 모두 맞추기 위해 칠리 수프를 한국에 출시하기까지 1년 가까이 걸렸다."

ㅡ한국에서 기획한 '시티 캠페인' 메뉴가 해외로 역수출되기도 했다.

"한국에서 출시한 제품에 대한 글로벌 관심도가 높다. SNS에 외국어 댓글로 '이 메뉴는 왜 우리나라에 없느냐', '우리나라에도 출시해 달라'는 식이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로 메뉴가 역수출된 배경이기도 하다. 글로벌에서도 큰 화두가 돼서 한국의 시티 캠페인 음료를 테마로 전 세계 셰프들이 모여 컨벤션하는 세션까지 있었다.

예전에는 제철 음식·과일을 먹는 한국 문화를 본사에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지금은 한국의 '제철코어(Seasonal Core)' 전략이 해외에서 탐내는 벤치마킹 포인트가 됐다. 한국이 제안하는 트렌드를 글로벌에서 경청하는 등 메뉴 개발 허브 역할을 하게 됐다. 전 세계 팀홀튼과 고객들이 한국 메뉴에 관심을 갖고 해당 국 출시를 요청하는 상황이다."

ㅡ한국 소비자들의 독특한 취향이나 요구사항이 있다면.

"식감과 색상이다. 두바이 초콜릿 쿠키의 크리스피함, 버터떡의 쫀득함처럼 한국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식감을 놓칠 수 없다. 또 말차처럼 원색적인 그린을 음식으로 섭취하는 경험, 우베처럼 보라색 음료를 커피와 함께 먹는 경험이 중요해졌다. 자색고구마 같은 원료는 예전에는 배경처럼 흘러가는 원료였는데, 지금은 그 정도로 진한 보라색을 전면에 내세우는 메뉴가 반응을 얻는다. 우베 메뉴는 물론이고 이달 출시 예정인 색동저고리의 레이어를 표방한 아이스캡 빙수 등은 한국 소비자의 높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결과물이다."

ㅡ매장 내 조리 시스템인 '팀스 키친'은 브랜드 입장에선 비효율적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팀스 키친은 식감과 온도 등 품질에서 타 브랜드와 압도적인 차이를 만드는 비결이다. 전체 제품 중 70% 이상, 주력 제품 대부분을 매장에서 바로 조리한다. 팀스 키친이 있기 때문에 메뉴에 사용할 수 있는 원료도 다양하다. 예컨대 아보카도는 유통 과정을 거치면 변색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과카몰리 형태로 많이 쓰는데, 팀홀튼은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기 때문에 원물을 직접 활용할 수 있다.

향후 카페 안에서 즐기는 '라이트 밀(Light Meal)' 메뉴를 더 확장하고자 한다. 카페에서 일을 하며 간단하게 먹어도 불편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먹어도 신선함과 온도가 유지되는 고품질 푸드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ㅡ팀홀튼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빠르게 신제품이 나올수록 구심축을 갖고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캐나디안 컴포트 푸드'라는 철학 아래 소비자들에게 품질, 맛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고 싶다. 아직 매장 수가 많지 않은 만큼 초심을 지킬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공식품 같지 않은 정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요거트를 넣는 고집 등이 모여 팀홀튼만의 '낯선 편안함'을 완성한다.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기준에 맞춰 글로벌 스탠다드를 새로 쓰는 제품 개발 허브 역할을 해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