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또는 단백질과 식이섬유, 그리고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기능성 성분을 갖춘 '완전식품'에 가깝습니다. 코로나를 계기로 건강식 수요가 급증했지만, 여전히 나또를 낯설어하는 소비자도 많죠. 우리의 역할은 이 좋은 식품을 누구나 부담 없이 경험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왼쪽부터)풀무원의 권도영 연구원(팀장)과 백혜정 마케팅본부 CM(Category Manager·팀장). /풀무원 제공

국내 나또 시장을 개척해 온 풀무원이 제품 출시 20년을 넘어 또 한 번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풀무원 본사에서 만난 백혜정 마케팅본부 CM(Category Manager·팀장)과 권도영 연구원(팀장)은 나또를 '건강 일상식'으로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풀무원 나또는 작년 기준 시장 점유율 약 80%에 달하는 독보적 1위다. 후발주자들이 등장했지만, 풀무원이 시장 자체를 키우며 성장을 이끌어왔다. 풀무원의 나또 사업은 2005년 풀무원건강생활에서 시작해 2006년 풀무원식품으로 이관되며 본격화됐다. 현재는 총 32종의 제품을 운영하며 지속적인 리뉴얼과 신제품 출시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소비자가 기준 나또 매출은 2021~2023년 연평균 6.7% 증가한 데 이어 2023~2025년에는 연평균 19.6%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최근 3년간 판매량을 감안하면 국내 소비자가 1인당 연간 1개 이상 풀무원 나또를 먹고 있는 셈이다.

백 CM은 "코로나 이후 단백질과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나또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했다"며 "다만 아직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가 많아 '경험'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판단은 제품 전략으로 이어졌다.

올해 풀무원이 선보인 신제품의 특징은 '제형의 변화'다. '짜먹는 나또', '나또 쉐이크', '나또 효소' 3종은 기존 생나또의 형태를 완전히 탈피했다. 특히 짜먹는 나또는 소비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실(점성)'과 '냄새'를 줄이면서도 영양은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풀무원이 올해 출시한 스틱형 나또 '짜먹는 나또'./풀무원 제공

권 팀장은 "실이 잘 끊어지는 균주를 적용한 것이 핵심"이라며 "쉐이크 역시 실이 잘 끊어지는 균주를 사용했는데, 만약 끊어지지 않는 균주를 쓰면 분말 자체가 끈끈해져 식감을 망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경쟁력의 핵심은 종균이다. 기존에는 외부 균주로 제품을 개발했지만, 2018년부터 자체 종균을 찾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약 100종의 균주를 테스트하며 최적의 균주를 찾는 데만 6년이 걸렸다. 기존 맛과 식감을 유지하면서 영양을 강화하는게 목표였다고 한다. 2024년부터 전 제품에 자체 종균을 적용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ㅡ올해 신제품은 나또 특유의 점성을 조절하거나 분말화하면서도 핵심 성분을 보존한 것이 특징인 것 같다. 제형 변화에도 불구하고 영양학적 가치를 지켜낸 노하우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권 팀장) "풀무원은 나또 균주만 20여종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전부 테스트했다. 기존 나또와 실의 양은 비슷하되 실이 잘 끊어지는 균주를 찾기 위해서다. 균주가 바뀌면 냄새도 달라진다. 그런 균주도 제외했다. 실이 잘 만들어지지만 들어 올렸을 때 잘 끊어지는, 적합한 균주를 찾는데만 6개월이 걸렸다. 또 비타민의 경우 열에 굉장히 약한데, 비타민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짜먹는 나또 소스를 만들 때 소스의 온도를 완전히 떨어뜨린 다음 마지막에 비타민을 넣는다."

ㅡ올해 신제품은 어떤 계기로 기획하게 됐나.

(백 CM) "코로나 팬데믹이 기점이었다. 건강을 중요시하고 단백질을 챙기는 라이프 스타일이 팬데믹을 기점으로 자리 잡았다. 나또는 장 건강에 좋고 단백질도 풍부한 제품인데, 다만 기존의 네모난 용기는 먹기가 썩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또와 어울리는 제형이면서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어떤 게 있을지 고민했다. 짜먹는 형태는 물론이고 건강을 중요시하는 트렌드와 연결해 봤을 때 셰이크와 효소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간편하게 영양을 채울 수 있게 비타민을 추가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ㅡ풀무원은 지난 20년간 나또 관련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해왔다.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췄나.

(백 CM) "한국 소비자들은 쿰쿰한 향이 나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을 가진 나또를 좋아한다. 실의 양이나 점도도 풍부해야 한다. 풀무원 나또의 시그니처 제품은 '실의 힘'이라는 이름이 붙은 제품이고, 간장에 겨자 또는 와사비 소스가 기본이다. 그런데 나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 제품의 간이 너무 세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온 제품 중 하나가 '대파간장나또'다. 간장에 대파를 넣은 '대파간장소스'와 대파를 송송 썬 토핑을 조합했다. '짱구' 애니메이션에서 짱구가 나또를 먹을 때 대파를 넣어 먹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제품은 확실히 '나또 초보자'들이 좋아하더라. 풀무원 나또 제품은 한국 소비자들의 선호에 맞게 최근 5년만 해도 3차례의 리뉴얼을 거쳤다.

나또 시장을 키워가려면 나또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좋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왼쪽부터) 풀무원의 권도영 연구원(팀장)과 백혜정 마케팅본부 CM(Category Manager·팀장)이 지난 20일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풀무원 제공

ㅡ연평균 성장률이 2023~2025년 사이 폭등했다. 라인업 확장 이외에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권 팀장) "나또는 수십만 개를 한 번에 생산하는데 소비자는 한 개만 먹는다. 그래서 어느 위치에서 만들어지든 동일한 품질이 나와야 한다. 발효실 안에서도 온도 편차나 사각지대 없이 균일하게 발효되도록 정밀 제어 기술이 중요하다.

또 콩을 삶아 균을 접종할 때 온도가 지나치게 떨어지면 발효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뜨거운 상태에서 빠르게 접종하고 용기에 담아야 한다. 이 과정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느냐가 품질을 좌우한다. 풀무원은 IoT 기술을 활용해 발효실의 온도와 산소 농도를 정밀하게 관리하고, 여러 발효실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오도록 계속 투자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료인 콩이다. 나또용 콩을 따로 선별해 관리하고 국산콩 나또 제품에는 특등급 콩을 사용한다. 발효에 적합하지 않은 콩을 사용하면 나또의 맛과 식감이 모두 무너지기 때문에 발효 적합성을 포함해 7단계 검증을 거친 콩만 사용한다. 또 한 가지 균주만 사용해 품질을 일원화해서 관리한다는 것도 풀무원의 장점이다. 이렇게 원료 관리와 발효 기술이 함께 맞물려야 안정적인 품질이 나온다."

ㅡ소비자들에게 풀무원 나또가 어떤 제품으로 기억되길 바라나.

(권 팀장)"나또를 연구하면서 '이렇게 좋은 식품이 있을까' 라고 생각했다. 콩이 가진 고단백·식이섬유의 장점에, 발효를 통해 소화가 쉬워지고 다양한 기능성 성분까지 생긴다. 비타민 K2처럼 발효식품에서만 얻을 수 있는 성분도 포함돼 있다. K2는 혈액 속 칼슘이 필요한 뼈에 흡수되도록 돕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나또의 실은 피부 보습에 도움을 준다. 한 팩만으로도 다양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나또는 '완전식품'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런 가치를 더 많은 소비자가 알게 되고,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식품이 되었으면 한다."

향후 제품 전략은 무엇인가.

(백 CM) "풀무원 나또를 '건강 일상식'의 기준점으로 만들고 싶다. 소비자가 건강을 위해 무언가를 선택할 때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제품이 되면 좋겠다. 풀무원 나또는 기능을 강조한 제품, 맛을 강조한 제품으로 이원화해 라인업을 확장하고자 한다. 나또가 이미 익숙한 소비자들에게는 기능적인 부분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는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나또를 더 많은 분들이 일상적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