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1일 개막하는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유통·식품 기업들이 대거 집결합니다. 이번 박람회는 서울특별시가 추진 중인 핵심 전략 '정원도시 서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트렌드의 중심지인 성수동 서울숲에서 성대하게 펼쳐집니다. 기업들에게 이번 행사는 단순한 사회 공헌을 넘어, 소비자와 깊이 있게 교감하는 새로운 오프라인 경험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농심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기업정원 '라면에 담긴 매콤한 행복(Spicy Happiness In Noodles)' 조감도./농심 제공

◇ 성수를 '패션 거점'으로 만든 무신사, '그린 컬처' 서사 완성한 컬리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015년 '서울정원박람회'를 시작으로 꾸준히 행사 내실을 다져왔습니다. 2020년부터는 규모와 위상을 대폭 높여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농심(004370)과 글로벌 명품 브랜드 디올(Dior) 등이 참여하며 대중적 인지도가 급상승했습니다.

올해는 농심과 더불어 스타벅스, 무신사, 컬리 등 유통업계의 강자들이 대거 참여를 확정 지었습니다. 또한 카카오프렌즈와 포켓몬코리아 역시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팝업 정원'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올해 출시 40주년을 맞이한 농심은 신라면의 브랜드 슬로건을 그대로 딴 '라면에 담긴 매콤한 행복(Spicy Happiness In Noodles)' 정원을 선보입니다. 박람회장 내 'K-컬처' 존에 마련되는 이 정원은 약 1428㎡(약 430평) 규모입니다.

농심은 신라면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브랜드 캐릭터를 동선 곳곳에 배치하고, 라면 면발의 곡선과 끓는 물의 기포를 시각적으로 재해석한 조형물을 설치합니다. 특히 정원 중앙에는 신라면 한 그릇을 모티브로 한 파빌리온이 들어서는데, 천장에 면발 모양 구조물을 입체적으로 장식해 관람객이 마치 거대한 라면 그릇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는 브랜드의 역사성을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패션과 유통 플랫폼의 강자들도 저마다의 철학을 정원에 담았습니다. 무신사는 패션의 본질인 '직물의 유연함'과 성수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결합한 휴식 공간을 조성합니다. 무신사는 "성수동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무신사의 브랜드 가치를 표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서울숲 아뜰리에길 일대를 패션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는 '서울숲 프로젝트'와 연계돼 상권 활성화의 동력이 될 전망입니다. 정원 관람에서 나아가 인근 패션, 뷰티, F&B 스토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연계 이벤트를 통해 지역 상권과 상생하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컬리 '샛별정원'./컬리 제공

컬리는 지난 2023년 마련한 '샛별정원'을 유지·발전시키며 참여합니다. 버려지는 종이박스 재활용 수익금으로 조성된 이 정원은 3년의 시간이 흐르며 이미 서울숲의 일부로 동화됐습니다. 컬리 측은 "종이박스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자원의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약속의 실현"이라며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원이 일시적 전시물이 아닌 시민의 삶과 호흡하는 곳임을 강조했습니다.

스타벅스 역시 의미 있는 행보를 보입니다. 지난 2021년 조성했던 서울숲 내 '쉬었다가길'을 탄소 저감 식물과 커피 찌꺼기(커피박) 업사이클링 벤치 등을 활용해 새롭게 재조성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정원 리뉴얼을 기념해 5월 중 고객 대상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하며 시민들에게 진정한 자연 속 휴식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 180일간의 장기 레이스… 브랜드 가치 녹여

유통·식품 대기업들이 서울시의 이번 행사에 전력을 다하는 이유는 결국 '공간'에 있습니다. 온라인 마케팅이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소비자가 브랜드를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의 생존 과제가 됐기 때문입니다.

올해 박람회는 역대 최장기간인 180일 동안 열립니다. 트렌드에 민감한 2030 세대부터 가족 단위 관람객까지 6개월 내내 브랜드가 조성한 공간을 거닐며 오감으로 가치를 체험하게 됩니다. 공원이라는 공간 특성상 체류 시간이 길어 브랜드 철학을 자연스럽게 각인시키기에 적격입니다. 또한 서울시의 정책에 협력함으로써 민관 상생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탄소 중립 기여라는 실질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 지표까지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참여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