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업체 아워홈이 애슐리퀸즈와 빕스가 양강 구도를 형성한 중저가 뷔페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화그룹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주도하는 외식 사업 확장의 일환이다.
16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달 말 서울 종로구 영풍빌딩에 뷔페 브랜드 '테이크(Take)' 1호점을 열 예정이다. 가격대는 성인 1인당 2만원대 초중반으로 알려졌다. 성인 1인 평일 런치 가격 기준 애슐리퀸즈는 1만9900원, 빕스는 3만9700원 수준이다.
테이크는 아워홈이 한화그룹에 인수된 후 처음으로 내놓는 신규 브랜드다. B2B(기업 간 거래) 중심의 사업에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사업 확장에 나선 만큼, 직장인과 관광객 수요가 동시에 몰리는 서울 중심 상권에서 첫 매장을 내 시장 반응을 가늠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아워홈은 단체 급식과 식자재 유통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지난 2024년 5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인수됐다. 아워홈의 지난해 매출은 2조4497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04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497억원으로 10.3% 줄었다. 안정적인 매출 기반으로 외형은 성장했지만, 식자재·인건비 상승 등에 따라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이 커졌다.
중저가를 중심으로 한 뷔페 시장 규모는 커지는 추세다. 고물가로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다양한 메뉴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가성비 뷔페 수요 증가에 맞춰 단체 급식 사업을 통해 쌓은 대량의 식재료 수급·조리 역량을 기반으로 외식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메뉴 구성과 가격 경쟁력에 신경을 쓸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애슐리퀸즈와 빕스가 이미 뷔페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후발주자인 아워홈의 성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애슐리퀸즈는 이랜드그룹의 식음료(F&B) 계열사 이랜드이츠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브랜드다. 이랜드이츠는 지난해 매출 5685억원, 영업이익 4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0.8%, 41% 증가했다. 빕스 운영사 CJ푸드빌도 체질 개선과 출점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1조20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뷔페는 단순히 가격 경쟁만으로는 승부하기 어려운 업종"이라며 "이미 애슐리퀸즈와 빕스가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한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나선 아워홈이 단기간에 존재감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급식 중심 사업 구조에서 외식으로 무게 중심을 전환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뷔페 사업은 원가 절감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메뉴 구성과 매장 동선, 서비스 품질, 회전율 등 이른바 '경험 설계'가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대량 구매와 운영 효율에 강한 아워홈이 이를 B2C 외식 영역에서 얼마나 빠르게 구현하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뷔페 사업은 가격대와 타깃 설정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며 "아워홈이 중저가 전략을 택할 경우, 기존 사업자와의 경쟁 속에서 차별화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식재료·인건비 상승 등에 영향을 받는 수익성 구조까지 고려해야만 안정적인 사업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갤러리아 등을 중심으로 외식·유통 사업을 확대해 왔지만, 일부 신사업은 방향 조정이나 재편 과정을 거치면서 성과가 엇갈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로봇 조리 기반 매장 '파스타X'와 '유동' 등은 테스트 성격으로 운영되다 단기간에 사업이 중단됐다. 김 부사장이 국내로 들여온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도 국내 안착 후 2년여 만에 매각 수순을 밟았다. 자체 신규 브랜드 테이크를 통한 성과에 대한 검증 요구가 커진 상황인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그동안 외식과 푸드테크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온 상황에서 이번 뷔페 사업은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식 물가 상승으로 뷔페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측면은 있지만, 경기 상황에 따른 수요 변동성이 큰 업종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결국 차별화된 경쟁력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