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프랜차이즈 업계 순위가 바뀌고 있다. 작년 업계 1위 도미노피자의 매출 전년 대비 증가한 상황에서 피자헛이 차액 가맹금 소송에서 패소한 영향 등으로 파파존스가 처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그래픽=정서희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한국파파존스는 지난해 매출 805억9000만원을 기록해 748억4000만원을 기록한 한국피자헛을 앞질렀다. 파파존스는 전년(717억8000만원) 대비 12.3% 증가한 반면, 피자헛은 지난해(831억2000만원)보다 10% 감소했다. 도미노피자 브랜드의 국내 가맹 사업자인 청오디피케이는 매출 2109억원을 기록해 전년(2012억원) 대비 4.8% 증가하며 2위와 2배 이상 차이로 1위를 유지했다.

피자헛의 매출 그래프는 2019년 이후 전반적으로 우하향 추세를 보이며 외형이 축소됐다. 반면 파파존스는 최근 수년간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격차를 줄인 끝에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을 역전해 업계 2위에 올랐다.

이 밖에 오구쌀피자를 인수한 반올림피자(주식회사 피자앤컴퍼니)가 매출 593억원,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아직 공시하지 않았지만 2024년 매출 328억원을 기록한 청년피자(비에스비푸드)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파파존스는 점포 효율 중심 전략으로 성장했다. 대형 홀을 갖춘 매장보다 소형·중형 매장 위주로 출점해 배달·포장 중심 매장 운영으로 고정비를 절감했다. 파파존스는 소형 매장 모델 '그랩 익스프레스(Grab Express)'를 필두로 한 지방 도시 중심의 출점 전략이 매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프리미엄 원재료 전략을 유지하고, 팬층을 갖춘 걸그룹 아이브를 모델로 마케팅에 나서는 등 충성 고객층 확보에 나선 것도 유효했다.

반면 피자헛은 가맹점 감소와 수익성 저하가 이어진 데다 차액가맹금 소송 등 가맹점 관련 갈등이 지속되며 브랜드 이미지 및 사업 환경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대법원은 지난 1월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판결을 확정하고 피자헛에 215억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과 별개로 피자헛은 차액가맹금 소송 중이던 2024년 말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파산 상태다.

피자 프랜차이즈 3사 로고. /각 사 제공

◇ 시장 경쟁 심화 속 수익성 확보 숙제

피자업계는 고물가가 지속하면서 수요가 줄고, 1인 가구 증가, 저가 피자 브랜드 확산 등이 영향을 미쳐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이다. 경쟁사와의 할인 경쟁과 소비 위축 속에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계는 이번 순위 변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재편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점포 효율과 가맹점 수익성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면서 향후 피자업계 구도 변화 지속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1990년대~2000년대에는 도미노피자, 미스터피자, 피자헛 3강 체제였지만 미스터피자는 2016년 각종 논란으로 인지도가 급락했다. 피자헛도 유사한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피자업계 관계자는 "차액 가맹금 논란 후 피자헛에서 더 이상 가맹점을 운영할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매장도 많이 줄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파파존스가 적극적인 마케팅과 대형 홀 대신 배달·포장 중심의 효율적인 매장 운영으로 꾸준히 성장하면서 매출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피자 시장은 최근 2~3년간 큰 성장세나 하락세 없는 현상 유지 상태"라며 "대형 프랜차이즈가 외형이 축소돼도 배달 시장, 저가 피자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피자 시장 외형 자체는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대형 프랜차이즈는 프리미엄화, 저가 피자 업체들은 학생 등 특정 수요를 공략하면서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