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미식 경험을 고객에게 전해야 한다는 점에서 맛은 기본이다. 모든 애슐리퀸즈 매장에서 그 맛이 그대로 구현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지난 7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이랜드글로벌R&D센터 지하 3층 연구·개발(R&D)실에서 만난 애슐리퀸즈 메뉴개발팀 관계자는 신메뉴 R&D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묻자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메뉴도 매장에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조리법을 최대한 단순하게 해야 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서울시 강서구에 있는 이랜드글로벌R&D센터 전경. 이 건물 지하 3층엔 애슐리퀸즈 메뉴를 연구·개발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민영빈 기자

이랜드글로벌R&D센터는 셰프가 개발한 메뉴를 애슐리퀸즈 전국 115개 매장에서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연구·개발하는 곳이다. 메뉴 개발 외에도 품평·조리 교육도 이뤄진다. 이 공간은 개발 인력을 제외하면 출입이 제한된 구역이다.

R&D실엔 애슐리퀸즈 매장과 동일한 오븐과 조리대, 집기 등이 배치돼 있다. 이날 작업대엔 개발 중인 들기름 막국수가 담긴 그릇이 놓여 있었다. 약 30분이 지나자, 개발팀 직원들은 재차 막국수를 먹어보면서 면이 불었는지, 조리 직후보다 맛이 변했는지 등을 확인했다.

애슐리퀸즈 메뉴개발팀 관계자는 "매장에서 조리하는 직원 숙련도가 모두 다른 만큼, 누구나 일정한 맛을 내도록 조리법과 단계를 단순화하고 있다"면서 "뷔페는 특성상 한 번에 많은 양을 조리한 뒤 일정 시간 품질을 유지해야 하는 구조다. 시간이 흘러도 맛과 형태가 유지되는지 실험하면서 새 음식을 내놓는 최적의 시간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슐리퀸즈는 이랜드그룹의 식음료(F&B) 계열사 이랜드이츠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브랜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랜드이츠는 지난해 매출 5685억원, 영업이익 4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0.8%, 41.1% 증가했다.

7일 오전 10시 서울시 강서구 이랜드글로벌R&D센터 지하 3층에 있는 연구·개발(R&D)실에서 애슐리퀸즈 메뉴개발팀 직원들이 매장과 똑같이 라자냐 메뉴를 만들어보고 있다. 라자냐는 단품 메뉴로 제공되다가 5월 샐러드바용 메뉴로 선보이면서 공정 단순화·표준화 단계를 거쳤다. /민영빈 기자·이랜드이츠 제공

이곳에서의 메뉴 개발은 매장마다 동일한 맛을 유지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작업에 가깝다. 핵심은 단순·표준화다. 메뉴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매장 조리 과정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된다. 이후 CK(전처리) 공장에서 식재료 손질과 일부 조리 과정을 거쳐 반(半) 완제품 형태로 구성된다. 매장에선 오븐·구이 등 마지막 조리 단계만 거치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애슐리퀸즈 매뉴얼에는 소스와 재료가 온스(oz)나 그램(g) 단위로 계량 기준이 적혀 있다. 일부 채소나 육류와 같은 재료는 두께와 길이까지 일정하게 맞추도록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조리 시 주의사항과 품질 유지 방법, 조리 시간 및 홀딩 타임까지 세분화돼 있다.

대표적인 메뉴는 오는 5월 선보이는 라자냐다. 단품 메뉴로 판매되던 제품을 샐러드바용으로 전환하면서 조리 방식이 바뀌었다고 한다. 과거엔 매장에서 소스를 바르고 면을 쌓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자숙 면과 특제 라구 소스를 활용해 조리 단계를 단순화한 상태다. 매장에선 전처리 공정을 거친 라자냐 블록(품질 유지를 위해 냉동 후 배송)을 해동 후 치즈를 올려 약 14분간 오븐에 굽고 한입 크기로 썰어 진열한다.

애슐리퀸즈 메뉴개발팀 관계자는 "전 매장에서 똑같은 맛과 품질을 보장한 라자냐를 선보이기 위해 라구 소스만 15차례 수정됐고, 뷔페 특성에 맞는 라자냐면을 찾는 데 1~2달 걸렸다"며 "전처리 작업을 위한 공정 작업도 한 달 가까이 걸렸는데, 물류·배송 과정에서 형태가 무너지거나 품질이 달라지는 경우가 생겨 이 부분을 해결하는 데도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고 했다.

서울시 강서구 이랜드글로벌R&D센터 지하 3층에 마련된 R&D실 교육 공간에서 품평까지 통과한 메뉴 조리 관련 직원 교육이 진행 중인 모습. /이랜드이츠 제공

이처럼 표준화가 강조되는 배경엔 높은 회전율이 있다. 이랜드이츠에 따르면 애슐리퀸즈는 주말 기준 하루 약 8만~9만명이 방문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평균적으로 하루 약 800명이 애슐리퀸즈를 찾는 셈이다. 짧은 시간 안에 대량 조리를 반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셰프가 구현한 요리와 맛, 품질을 모든 매장에 똑같이 선보이려면 공정 단순화와 표준화는 필수 작업일 수밖에 없다.

메뉴 개발은 품평 단계를 통과했다고 끝나지 않는다. 테스트 매장에서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이 조리해 보고, 고객 반응까지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조리가 어렵거나 품질 편차가 발생하면 자사 품질·표준화팀이 개입해 공정을 수정하고 매뉴얼을 보완한다. 이후 직원 교육을 통해 매장 조리법이 전달된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애슐리퀸즈는 단순히 음식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미식 경험을 제안하는 브랜드"라며 "전국 어디서든 동일한 맛과 품질을 즐길 수 있도록 연구·개발과 표준화 과정에 지속적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