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식품업계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를 두고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과 고환율, 원자재 수급 불안 등 대외 변수가 악화하면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부분의 주요 식품기업들은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다소 완화된 데다 해외 사업 성장,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롯데웰푸드(280360)는 1분기 매출 1조202억원, 영업이익 236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6%, 44.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칠성(005300)음료 역시 매출 9458억원, 영업이익 362억원으로 각각 3.9%, 44.6% 늘어난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실적 개선은 기저효과에 따른 반등 성격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뚜기는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9421억원, 영업이익은 5.2% 늘어난 6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농심도 매출 9314억원, 영업이익 602억원으로 각각 4.3%, 7.4%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풀무원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8426억원, 영업이익은 46.7% 증가한 16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주요 기업들이 소폭이나마 성장 흐름을 이어가며 선방한 모습이지만, 성장 폭 자체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이러한 개선 흐름이 구조적인 수익성 회복이라기보다 외부 요인과 기저효과에 기반한 측면이 크다는 점에서도 지속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업종 내에서도 기업별 실적 흐름은 엇갈렸다. CJ제일제당(097950)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9155억원, 2783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 16.5% 감소할 전망이다. 연초 단행된 가격 인하 조치가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의혹 조사 이후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인하하고 전분당 가격도 조정한 점이 수익성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상(001680) 역시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004억원, 430억원으로 추정되며 전년 대비 2.7%, 24.9%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향후 사업 환경이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나들고 있는 데다, 포장재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 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하면서 비용 부담이 다시 확대되는 양상이다. 1분기 외형상 실적은 개선됐지만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따라 식품업체들이 설탕, 밀가루, 식용유, 라면, 과자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잇따라 인하하면서 수익성 방어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환율과 물류비 상황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이 절실한 시점이지만, 정부 기조에 맞추다 보니 한계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환율과 원자재 변동성이 동시에 커지는 국면에서는 식품기업들이 가격이 아닌 내부 효율화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제품 포트폴리오나 해외 사업 구조에 따라 기업 간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