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 시장이 포화하면서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인접 국가이자 커피 소비량이 많은 일본 시장을 정조준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습니다.

다만 일본 특유의 보수적인 커피 문화와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소비 구조를 고려할 때, 한국식 '가성비 전략'이 장기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감도 있습니다.

일본 도쿄에 있는 한 매머드커피 매장./매머드커피 제공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일본 시장 공략에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매머드커피입니다. 매머드커피는 작년 1월 도쿄의 중심 업무 지구인 도라노몬에 1호점을 연 이후, 약 1년 만에 매장을 4호점까지 확장했습니다. 940㎖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400엔(약 3800원)에 판매하는 전략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도쿄 직장인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 역시 연내 일본 진출을 준비 중입니다. 백종원 대표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현지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이외에 다른 아시아 지역 진출도 활발합니다. 컴포즈커피는 지난달 대만 1호점 프리오픈을 통해 아시아 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메가MGC커피는 몽골에서 이미 8개 점포를 운영하며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향후 아시아와 북미 시장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디야커피는 괌을, 더벤티는 동남아와 캐나다를 거점으로 삼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앞다퉈 해외로 나가는 이유는 국내 시장이 더 이상 물러설 곳 없을 만큼 비좁아졌기 때문입니다. 국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수는 최근 5년 사이 3배 이상 급증하며 1만 개를 돌파했습니다. 브랜드별로는 메가MGC커피가 4000여개, 컴포즈커피가 3000여개, 빽다방이 1800여개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국내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사실은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됩니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 시내 커피 프랜차이즈 점포 수는 6766개로, 전년 동기 대비 368개 감소했습니다.

신규 출점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업체들은 국내에서 컵치킨, 떡볶이 등 푸드 메뉴를 대폭 강화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서는 한편, 해외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컴포즈커피 대만 1호점. /컴포즈커피 제공

업계에서는 일본에서의 초반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일본 시장만의 특수성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선 일본 커피 시장은 '초저가'와 '프리미엄'으로 극단적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현지 소비자들은 한 잔에 100엔 안팎의 저렴한 편의점·자판기 커피를 즐기거나, 아예 고품질 원두를 사용하는 전문점을 선호합니다. 한국의 저가 커피는 이들 사이에 끼인 어중간한 가격대에 있어, 확고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문화적 차이도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한국은 테이크아웃 문화가 매우 발달했지만, 일본은 여전히 매장에 앉아서 커피를 즐기는 '키사텐(찻집)' 문화가 주류를 이룹니다. 예컨대 매머드커피는 매장 내 좌석을 없앤 테이크아웃 전용 구조와 모바일 주문, 셀프 계산 시스템을 도입해 임대료와 인건비를 동시에 잡았지만, 일본 문화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일본 소비자들은 '모노즈쿠리(장인정신)' 문화 영향으로 인해 식품의 품질에 매우 민감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양이 많고 싸다는 점이 초기에는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지만, 원두의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한 번 박히면 재방문율이 급격히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일본 소비자들의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유독 높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일본의 '도토루(Doutor)'는 이미 일본 전역에 촘촘한 망을 갖춘 국민 커피 브랜드입니다. 이들은 한국 저가 커피와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면서도 이미 현지 공급망과 고객 충성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토종 브랜드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셈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이 싸다는 사실만으로는 일본 시장에서 지속적인 인기를 끌기 어렵다"며 "현지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해 원가 구조를 최적화하고, 일본 소비자들의 입맛과 공간 이용 습관을 정밀하게 반영한 현지화 전략이 마련돼야 성공할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