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 장기화 속 식품업계 전반적으로 인력 감축 흐름이 뚜렷하다. 주요 식품사들은 지난해 인력을 대거 감축했고, 올해도 채용 확대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지난 1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롯데웰푸드(280360) 직원 수는 전년 대비 11.1%(724명) 감소한 5825명, 롯데칠성(005300)음료는 8.7%(499명) 감소한 5217명, CJ제일제당(097950) 식품 부문은 3.4%(246명) 감소한 6894명, 농심(004370)은 0.6%(34명) 감소한 5501명 등으로 주요 식품업체의 직원 수가 줄었다. 다만 해외에서 '불닭' 시리즈로 큰 성공을 거둔 삼양식품은 직원 수가 전년 대비 635명(26.6%) 늘어난 3025명을 기록했다. 밀양 공장 준공 및 본격 가동 영향으로 생산직 중심 인력 수요가 급증한 덕이다.

인력 감소 이유는 우선 지난해 이뤄진 희망퇴직 영향이 크다. 지난해 롯데웰푸드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 데 이어 올해도 추가 신청을 받았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해 11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사업 효율화 과정에서 인원 재배치, 대리점 통폐합 등 조직 개편, 기간제 근로자 자연 감소 등이 전체 인력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업계 전반적으로 업황과 실적 악화에 따라 조직을 재정비한 결과 인력 축소가 이뤄졌다. 국내 최대 식품 기업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86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5.2% 감소한 수치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웰푸드도 각각 18.8%, 30%씩 영업이익이 줄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내수 침체로 퇴사자도 늘고, 경력직 채용을 해도 경쟁률이 예전보다 낮아 빈자리가 잘 채워지지 않는다"며 "일부 기업들은 희망퇴직까지 단행한 상황에서 한동안은 채용 규모를 늘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식품업계 전반적으로 신입 채용도 줄어드는 추세다. CJ, 오리온, 오뚜기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대대적인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 나서는 식품사는 드물다. 2021년 공개 채용 제도를 폐지한 롯데는 매년 3·6·9·12월로 정례화해 신입·경력사원을 수시로 선발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상황에 따라 인력을 수급하자는 취지로, 매번 채용 시즌마다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건 아니어서 채용 규모는 유동적이다.

삼양식품 지주회사 삼양라운드스퀘어 등도 수시 채용 형태로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신입 공채를 적극적으로 했지만, 최근에는 시장 침체에 따라 수익성 악화하면서 수시 채용 등으로 인원을 필요한 만큼만 그때그때 선발하는 추세"라고 했다.

식품업계는 내수 침체, 인건비와 물류비 등 비용 상승까지 맞물려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로 제품 가격은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인력을 감축하는 대신 생산성 효율 개선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쓰는 모습이다.

롯데웰푸드는 카카오 관련 제품 원가 대체 및 레시피 조정에 나섰고, CJ제일제당은 재고관리단위(SKU) 4000개 이상 축소와 고정비 절감 전략을 추진 중이다. 매일유업(267980)은 자회사 매일헬스뉴트리션 흡수합병을 통해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서기도 했다.

농심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러시아 법인 설립 계획을 공개했다. 오리온은 베트남에서 하노이 제3공장과 호치민 제4공장 건설을 추진해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러시아 공장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은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며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조직과 생산 효율화를 통한 구조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