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드래곤(G-Dragon, 이하 GD)이 식음료(F&B) 협업에 한창입니다. 하이볼과 맥주에 이어 이번엔 호두과자입니다. 업계에선 지식재산권(IP)을 적용한 먹는 상품 확장을 통해 팬덤뿐 아니라 일상 소비까지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봅니다.

그래픽=손민균

1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GD와 부창제과가 협업한 '데이지 밤 호두과자'는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5일까지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에서 한정 판매 중입니다. 당초 지난달 열린 GD 팬미팅 현장에서 처음 공개된 후 팬들 사이에서 정식 출시 요청이 빗발치자 딱 10일만 판매하게 된 것입니다.

데이지 밤 호두과자는 보늬밤 앙금과 국산 밤을 활용해 만든 제품입니다. GD를 상징하는 데이지 모양 초콜릿을 얹은 게 특징이죠. 현재 호두과자 10개가 들어간 1박스가 3만원, 데이지 호두과자 키링까지 포함된 세트는 4만70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시중에서 호두과자 20개를 1만원 안팎에 파는 것과 비교하면 5~6배 비싼 가격대지만, 판매 첫날부터 완판됐을 뿐 아니라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대리 구매 요청이 올라올 정도로 인기입니다.

이는 지난해 GD가 선보였던 하이볼·맥주 협업에서 보인 반응과 비슷합니다.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 단독 판매했던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은 출시 당일 준비된 8888개 한정 물량이 전부 소진됐고,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하면서 CU의 히트 상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 단독 판매였던 '데이지 에일'도 출시 이후 3개월간 수제 맥주 매출 1위를 유지했습니다. 데이지 에일 출시 이후 올해 1분기 에일 맥주 매출은 약 30% 증가했습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전체 맥주 카테고리에서 에일 비중도 30%를 넘을 정도로 데이지 에일이 에일 수요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편의점 GS25에서 단독 출시한 '데이지 에일(왼쪽)'과 CU에서 첫 출시했던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 첫 번째 시리즈. /BGF리테일·GS리테일 제공

업계에선 GD의 F&B 협업을 '먹는 상품을 통한 IP 확장 전략'으로 봅니다. 가격이 낮고 접근성이 높은 식음료는 아티스트 IP를 빠르게 소비 영역으로 전환할 뿐 아니라 팬덤 외에 일반 소비자까지 공략하기 유리하다는 분석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패션이나 공연은 가격과 접근성 측면에서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지만, 식음료는 비교적 부담 없이 구매가 가능하다"며 "'한 번 경험해 본다'는 의미로 접근하기 쉬워 일상 소비로의 전환 속도가 빠르다"고 했습니다.

F&B는 반복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힙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음반이나 의류는 구매 주기가 길지만, 식품은 일상적으로 소비되기 때문에 팬덤의 반복 구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제품 완성도까지 뒷받침될 경우 일반 소비자들의 선택으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크다"고 했습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경험 소비'가 트렌드가 되면서 기존에 접점이 없던 소비자들도 아티스트 IP 협업 제품을 '한번 경험해 보자'는 생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엔 아티스트의 인지도·화제성에 따른 일회성 소비가 나타날 수 있지만, 맛과 고품질 등 제품의 경쟁력을 갖춘다면 재구매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했습니다.